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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발생지역이 고향인 사람들… 불안한 귀향

입력 | 2014-01-28 03:00:00

“설날 내려가도 되나” 고민 커져
충북서도 첫 의심신고… 확산 비상




충남 보령시 청소면 진죽리 송덕마을에 사는 이모 씨(76·양계업)는 27일 아침 서울에 사는 자녀들의 전화를 연이어 받았다. 자녀들은 “명절 때 고향에 내려가도 되느냐”고 물었다. 이 씨는 “보령에는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하지 않았는데 마을 입구가 차단돼 마치 몹쓸 동네에서 사는 사람 대우를 받고 있다”며 “모처럼 손자 얼굴을 보려 했는데 힘들게 됐다”며 허탈해했다.

설을 앞두고 고민과 불안에 빠진 사람이 적지 않다. 정부가 닭과 오리는 물론이고 축산농가 종사자와 차량 이동까지 전면 통제하는 일시 이동 중지 명령(스탠드스틸)을 두 차례나 내리면서 과거보다 긴장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정부가 AI 발생 열흘이 넘도록 발생 현황만 중계방송하듯 알릴 뿐 제대로 된 원인 분석이나 해법을 내놓지 못해 불안감만 키운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전직 농림축산식품부 고위 관료는 “정부가 앞서 원인을 분석하고 대책을 내놓아 국민을 안심시켜야 하는데 눈앞의 상황에 대처하기 급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AI에 감염된 닭과 오리의 유통 우려에 대해서도 “걱정할 필요 없다. 익혀 먹으면 안전하다”라는 설명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한편 농식품부는 이날 충북 진천군 이월면의 새끼오리 사육 농가에서 오리 10여 마리가 폐사하고 산란율이 급감했다는 신고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충북에서 AI 의심 신고가 들어온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이는 AI가 내륙으로 확산될 우려가 있다는 것을 뜻한다.

방역 당국은 설 연휴에 AI 감염 지역으로 귀향하는 사람들은 닭이나 오리 농장 또는 철새도래지 접근을 최대한 피하고 부득이 축산 농가 주변을 오갈 때는 꼭 인근 통제소에 들러 차량을 소독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진천=장기우 straw825@donga.com / 보령=이기진
김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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