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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우융캉 측근 석유방도 역외탈세”

입력 | 2014-01-24 03:00:00

ICIJ, 中고위층 의혹 추가 폭로
“국영석유회사 전-현직 임원 20명 페이퍼컴퍼니 통해 돈세탁 의혹”




시진핑(習近平) 등 중국 최고 지도부의 친인척에 이어 저우융캉(周永康) 전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겸 정법위원회 서기의 측근들도 조세피난처에 유령회사를 세워 탈세를 꾀했다는 의혹이 잇달아 나왔다.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는 23일 푸청위(傅成玉) 중국석유화공(SINOPEC) 회장 등 3대 메이저 국영석유회사의 전·현직 고위 임원 20명이 30개의 페이퍼컴퍼니(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유령회사)를 조세피난처에 만들었다고 밝혔다. 중국 국영석유회사 지도부는 석유방(石油幇·석유와 관련한 정부와 산업계 인맥)으로 불린다. 저우융캉의 경제 및 정치 기반도 석유방이며 지난해 이 조직의 핵심 인물들이 부패 혐의로 대거 구속됐다.

ICIJ에 따르면 푸청위 회장은 2006년 영국령 버진아일랜드(BVI)에 ‘오아시스에너지’라는 유령회사를 세웠다. 양화(楊華)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 부회장도 같은 해 ‘가랜드 인터내셔널 트레이딩 컴퍼니’를 세웠고, CNOOC의 부총재 팡즈(方志)는 ‘신위에롄핑 컴퍼니’와 ‘신위에 컴퍼니’를 만들었다. 석유방 출신이 만든 페이퍼컴퍼니 가운데 자회사로 정식 등록된 곳은 5곳이며 나머지는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

ICIJ는 “1990년 이래 국영기업 임원과 정부 관리들이 중국에서 해외로 빼돌린 돈이 1200억 달러(약 128조8800억 원)에 이른다”며 이 유령회사들이 돈세탁 용도로 이용됐을 개연성을 제기했다.

ICIJ의 탈세 의혹 폭로로 중국은 물론이고 대만에도 파문이 일고 있다. 대만 시사잡지 ‘톈샤(天下)’는 조세피난처로 돈을 빼돌린 부호가 12명이라고 보도했다. 잡지는 대만인 1만5800여 명이 조세피난처에 회사를 갖고 있으며 이로 인한 탈세 규모가 최근 10년간 3000억 대만달러(약 10조6650억 원)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해 또 다른 조세피난처인 케이맨 군도에 홍콩의 부호 ‘리카싱’이라는 이름으로 등재된 회사가 9개라고 보도했다.

한편 시 주석은 중국 지도부 친인척의 탈세 의혹이 보도된 22일 베이징(北京)에서 ‘중앙전면심화개혁영도소조’ 첫 회의를 열고 ‘빠르면서도 안정적인’ 개혁 추진을 당부했다. 이 소조는 시 주석이 조장을 맡고 리커창(李克强) 등 3명의 상무위원이 부조장을 맡기로 했다.

23일부터 중국에서는 ICIJ의 홈페이지 접속이 전면 차단됐다. 또 중국 외교부는 전날 친강(秦剛) 대변인이 정례브리핑에서 한 발언을 홈페이지에 게재하면서 ICIJ의 폭로와 관련한 질의응답은 싣지 않았다.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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