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의 아침은 희망이라는 이름으로 다가온다. 2년간 재활의 시련을 겪은 SK 이승호는 청마(靑馬)의 해 벽두, “올해는 꼭 1군 마운드에 복귀해 자랑스러운 아빠가 되겠다”고 다짐한다. 과연 그는 청마처럼 힘찬 말발굽 소리를 낼 수 있을까. 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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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년간 재활 SK 이승호의 새해소망
뼛조각제거 수술 후 또다시 허리통증 불운
30대후반 나이…구단이 준 마지막 기회
“1군무대 복귀로 자랑스러운 아빠되겠다”
갑오(甲午)년의 태양이 얼굴을 내밀었다. 새해 첫 날의 찬 공기는 희망의 설렘을 전하고 있다. 갑오는 푸른 말을 의미한다. 2014년의 벽두. 오랜 재활의 터널을 뚫고, 청마(靑馬)의 거친 말발굽 소리를 준비하는 선수가 있다. 괌 재활캠프를 마치고 31일 귀국한 이승호(38·SK)가 그 주인공이다.
● 포기 앞에서 다시 일어선 201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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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퇴 위기에서 이제는 어엿한 주전 후보
30일은 괌 재활캠프의 마지막 날이었다. 이승호는 41개의 하프피칭을 실시했다. 서 있는 포수에게 80∼90%의 힘으로 던지는 수준까지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SK 구단 관계자는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이 정도의 페이스라면 개막전 출격도 가능하다”고 귀띔했다. 김경태 재활코치와 함께 구슬땀을 흘린 결과였다. 그만두고 싶을 때마다 3차전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했던 2010년 한국시리즈 등 좋았던 순간을 떠올렸다. 경기도 구리에 본가가 있지만, 그는 지금 문학구장 앞에 따로 방을 얻어 살고 있다. “한두 시간이라도 더 운동을 하고 싶었어요. 장시간 운전을 하면 허리에도 좋지 않고….” 반년 전만 해도 은퇴 위기에 내몰렸던 선수였지만, 이제는 어엿한 주전 후보다. 이승호는 “요즘엔 운동이 잘 되니 입이 귀에 걸린다. 수술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해준 구단과 재활과정을 도와준 김경태 코치님께 감사하다”며 웃었다.
● 새해 소망? 자랑스러운 아빠!
초등학교 2학년인 외동딸 채현(9)의 존재는 ‘청마’에게 채찍과도 같았다. “아빠, 집에 언제와? 보고 싶어”라는 문자메시지를 볼 때마다 가슴이 울컥하지만, 문학구장 마운드에 서는 그날을 위해 마음을 꾹 누른다. “공교롭게도 딸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시점부터 2년 동안 재활을 했어요. 친구들한테 아빠가 야구선수라고 자랑도 한 모양인데, TV 중계에도 한번 못 나오니 면목이 없었죠. 새해에는 꼭 다시 마운드에 올라서 우리 딸에게 자랑스러운 아빠가 되고 싶어요. 그때는 딸 친구들도 다 문학구장에 초대해야죠.” 이승호는 “하루에도 몇 번씩 1군에서 뛰는 모습을 상상한다”고 말했다. 과연 서른여덟 베테랑의 새해 소망은 어떤 결실로 돌아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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