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에서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고 차선을 바꾸려는데 갑자기 ‘두두둑!’ 하는 진동이 손바닥에 전해지더니 스티어링 휠이 움직이지 않았다. 차는 운전자의 의도를 완전히 무시하고 스스로 스티어링 휠을 조정해 반듯하게 직진했다. 순간 방향지시등을 켜자 비로소 스티어링 휠이 움직여 차선을 바꿀 수 있었다. 운전하는 내내 조금이라도 차선을 넘으면 여지없이 같은 동작이 반복됐다. 능동형차선이탈방지어시스트(Active Lane Keeping Assist)가 작동한 것이다.
지난달 국내에 출시된 메르세데스벤츠 신형 S클래스의 최첨단 안전장치 중 하나인 ALKA는 차에 부착된 카메라와 레이더가 주변의 자동차 및 차선을 감지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한다. 운전자가 부주의나 실수로 차선을 넘으려고 하면 차가 스스로 알아서 사고에 대처한다. 점선의 경우는 넘으려는 차선에 차가 있어 사고위험이 있다면 바퀴에 제동을 걸어 차선 변경을 막고, 만약 차가 없다면 스티어링 휠에 진동을 보내 경고한 뒤 차선을 넘도록 허락한다. 하지만 점선이 아닌 실선일 경우엔 차의 유무에 상관없이 강력하게 제어해 차선을 넘지 못하게 한다. 이는 ‘사각지대정보시스템(Radar Blind Spot Information System)’에서 한 단계 더 진화한 최첨단 안전장치다. 신형 S클래스는 이런 안전장치의 총 집합체로, 현존하는 최고 수준의 안전장치를 대부분 장착했다고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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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차중량 2톤(2180kg)이 넘는 거함을 250마력짜리 6기통 엔진으로 움직이려면 좀 버겁지 않을까?’ 출발 전부터 이런 의문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시동을 걸고 주차장을 빠져나와 가다 서다를 반복하며 꽉 막힌 서울 도심을 어렵게 빠져나왔다. 고속도로에 올라서기 전까지 도심을 19km가량 달리는데 약 1시간이 걸렸고, 연비는 9.9km/ℓ를 기록했다. 정차 시 시동이 꺼지는 스톱앤드스타트 기능 덕분에 도심 운전에서 연료를 아낄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이번 시승에서 고속도로 7, 국도 및 도심 3의 비율로 약 800km를 달렸는데, 실제 연비는 12.7km/ℓ를 기록했다.
# “디젤엔진 맞아?” 정숙성 최고수준
짧은 도심 운전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가다 서다를 반복해도 실내에선 소음과 진동을 거의 느낄 수 없다는 것이다. 조수석에 앉은 동승자는 디젤엔진이라는 설명을 듣기 전까지 “가솔린 엔진인줄 알았다”고 말할 정도로 조용했다.
고속도로에 올라서 차가 좀 뜸해진 틈을 타 가속페달을 깊숙이 밟았다. 순간 몸이 시트에 파묻히는가 싶더니 차가 쏜살같이 튀어나갔다. 정지에서 100km/h까지 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6.8초. 그러나 몸으로 느껴지는 가속은 더욱 빨랐다. 그렇다고 고속에서 불안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초고속 영역에 도달해서도 차는 안정적으로 나아갔다. 스티어링 휠의 느낌은 한 단계 아래인 E클래스보다 훨씬 묵직한 느낌이다. V6 엔진은 차를 충분히 제어할 정도로 힘이 넘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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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의 전구 모두 없애고 LED로만 꾸민 최초의 자동차
# 화려한 실내 “마이바흐 대신한 S클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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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앞차와의 거리가 너무 가까워지면 운전자에게 경고를 보내고 감속을 돕는다. 만약 앞에 주차된 자동차나 보행자가 있다면 경고를 보내고 필요시에는 스스로 차를 세우기도 한다.
이밖에 LED인텔리전트 라이트시스템, 취향에 따라 7가지 선택이 가능한 엠비언트라이트, 키레스-고 기능, 전동트렁크, 핸즈프리액서스, 한국형 내비게이션 등이 있다.
국내 판매가격은 1억4430만 원이고, 롱 모델보다 차체 길이가 130mm 짧은 S350 블루텍은 1억2990만 원이다.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