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운용계획 5년치 분석 결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3일 내놓은 중기재정운용계획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09년부터 올해까지 정부가 전망한 경제성장률 평균치는 4.6%로 실제 성장률 평균치인 3.0%보다 1.6%포인트 높았다.
정부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성장률을 3.6%로 예상했지만 실제 성장률은 0.3%에 그쳤다. 이후 매년 전망치와 실제 성장률이 엇갈리는 현상이 반복됐고 올해도 정부 전망치(4.6%)와 한국은행 전망치(2.8%)가 큰 차이를 보였다. 경제 전문가들은 한은 전망치가 현실을 더 잘 반영한 것으로 보고 있다.
광고 로드중
재정수입이 부족해짐에 따라 국가채무가 크게 늘어나는 부작용도 생겼다. 재정 압박이 심해지면서 국채를 발행해 각종 국가사업에 드는 재원을 조달해야 했기 때문이다. 2009년 국가채무 전망치는 340조 원이었지만 실제 국가채무는 360조 원에 이르렀다. 올해 실제 국가채무는 480조 원으로 당초 전망치보다 4조 원가량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정부는 재정수입과 지출의 차이를 나타내는 재정수지 흑자가 2009년부터 5년 동안 평균 17조2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수지는 9조6000억 원이었다. 성장률 전망이라는 첫 단추를 잘못 끼우다 보니 재정수입, 국가채무, 재정수지 등 모든 지표의 정확성이 크게 떨어지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경실련은 “중기재정운용계획이 실제 나라 살림살이 운용에 도움이 되게 하려면 경제전망을 보수적으로 하고 주요 재정지표에 목표치를 설정하고 이를 의무적으로 지키도록 하는 재정준칙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종=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