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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진 국방부 장관 “한국방공구역 이어도까지 연장”

입력 | 2013-11-27 03:00:00

金국방 국회 답변… “이미 실효지배, 일본도 큰 이의 없어”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26일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이어도가 제외돼 있는 것과 관련해 “KADIZ를 (이어도까지) 연장하는 것을 관계 부처와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어도를 우리 영토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새누리당 정희수 의원의 지적에 대해 “이미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고, 이에 대해 일본도 큰 이의가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일본이 ‘독도 연계론’을 들고 나올 것을 우려해 이어도를 KADIZ에 포함시키는 데 소극적이지 않느냐는 여론의 비판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김장수 대통령국가안보실장도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어떤 경우에도 이어도 자체는 우리가 관할하고 있고 현실적으로 우리의 해양과학기지가 건설된 곳으로, 그것에 대해 (이번 일이) 실제로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국제적 관행, 관련국의 입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만큼 이어도를 즉각적으로 KADIZ에 포함시키는 일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 이어도 분쟁이 불러온 ‘제주해군기지의 필요성’

한편 중국이 최근 일방적으로 선포한 방공(防空)식별구역(ADIZ)에 이어도가 포함되면서 2015년 말 완공을 목표로 건설 중인 제주해군기지의 전략적 중요성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군 안팎에선 중국이 이번 조치를 계기로 이어도에 대한 관할권 주장을 더욱 노골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 이 때문에 중국과의 이어도 분쟁 가능성에 제대로 대비하려면 제주해군기지 건설을 더 지체해선 안 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어도 해역을 포함한 남항통항로는 한국 수출입 물동량의 90% 이상이 통과하는 만큼 ‘경제생명선’이라 불린다. 이어도 인근 해역엔 최대 1000억 배럴의 원유와 72억 t가량의 천연가스가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의 군사력으론 이어도에 돌발 사태가 발생할 경우 원활한 대처가 힘든 실정이다. 이어도에서 영토나 자원을 둘러싼 분쟁이 생기면 해군 함정이 부산 작전기지를 출발해 이어도까지 약 507km를 가는 데는 18∼19시간이 걸린다. 반면 중국군은 동해함대가 있는 저장(浙江) 성 닝보(寧波)에서 이어도까지 14∼15시간(398km)이면 도착할 수 있다. 일본 해상자위대의 함정도 사세보(佐世保) 기지에서 16∼17시간(457km)이면 이어도에 닿는다.

제주해군기지가 완공되면 사정이 확 달라진다. 제주해군기지에선 해군 함정이 출항하면 유사시 이어도까지 6∼7시간(173km)이면 도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군의 대응 시간이 절반 이하로 단축되는 셈이다. 군은 제주해군기지에 7600t급 이지스구축함과 잠수함, 군수지원함 등으로 구성된 기동전단을 배치할 계획이다.

○ 역내 영토 분쟁 대비해야

이어도 사태를 계기로 역내 영토 분쟁에 대비한 군사력 증강 작업도 속도가 붙고 있다. 군 당국은 다음 달 최윤희 합참의장과 각 군 참모총장 등이 참가하는 합동참모회의를 열어 이지스함 3척 추가 도입 계획을 심의 의결할 방침이다. 황기철 해군 참모총장은 지난달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2020년대 초로 예정됐던 이지스함 3척의 추가 확보 시기를 앞당기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공중급유기 도입 사업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군 당국은 내년 2월 해외 업체들을 대상으로 입찰 공고를 한 뒤 같은 해 10월 가격과 성능 등을 종합평가해 기종을 결정할 예정이다. 1조 원의 예산을 투입해 2017∼2019년 4대를 도입할 계획이다. 공중급유기가 실전 배치되면 아군 전투기들이 독도와 이어도 상공에서 원활한 원거리 작전을 펼칠 수 있다. 공중급유를 한 차례 받으면 KF-16은 이어도에서 65분, 독도에서 70여 분을 비행할 수 있다. F-15K는 이어도에서 80여 분, 독도에서 90여 분을 각각 작전할 수 있다. 중국 공군과 일본 항공자위대는 이미 공중급유기를 실전에서 운용 중이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손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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