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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임신부-칠순 노모까지 자살감행?

입력 | 2013-11-04 19:34:00


사진 출처 웨이보

지난달 28일 중국 베이징(北京) 톈안먼(天安門) 앞에서 발생한 '차량 자살 테러' 당시 차에서 숨진 일가족 3명 중 한 명은 젊은 임신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이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의 독립을 위한 계획된 테러라는 중국 당국의 주장만으로는 테러의 배경을 설명하기 어렵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4일 홍콩 밍(明)보에 따르면 당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몰고 인도로 돌진했던 우스만 아이산의 아내는 임신 6개월째였다. 또 함께 타고 있던 우스만의 모친은 70이 넘은 노인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차량이 톈안먼 앞 진수이차오(金水橋)를 들이받을 때 미리 준비한 휘발유에 불을 붙여 모두 현장에서 사망했다.

공안사법 부문 수장(首長)인 멍젠주(孟建柱) 중앙정법위원회 서기는 지난달 31일 해당 사건이 위구르족 독립 운동 단체인 '동투르키스탄 이슬람운동(ETIM)'의 소행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번 사건을 중국의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불순한 테러집단과의 대결로 규정했다.

그러나 자치구 독립이라는 명분을 위해 일가족이 한꺼번에 자살 테러를 한다는 게 석연치 않다는 관측이 사건 초기부터 나왔다. 더욱이 임신부에 칠순 노모까지 포함돼 있어 중국 당국의 가혹한 소수민족 통치가 사건의 발단이라는 주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위구르족인 중국민족대학의 이리하무 투허 교수는 최근 독일 라디오 방송인 도이치벨레(DW)와의 인터뷰에서 "차량 운전자가 자살 테러에 부인과 모친을 대동할 이유가 있느냐"며 "개인적인 울분을 알리기 위한 집단 분신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CNN은 지난달 31일 이번 사건이 테러라기보다는 개인들의 '절망적인 외침'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밍보는 한 소식통을 인용해 차량 내 3명의 '직계가족'이 최근 신장에서 경찰의 총에 맞아 사망한 사건과 관련이 있다고 보도했다. 6월 26일 투루판(吐魯蕃) 시 산산(¤善) 현 루커친(魯克沁) 진에서 위구르인 11명이 피살됐고, 4월 23일 카스(喀什) 시 바추(巴楚) 현 써리부야(色力布亞) 진에서는 6명이 경찰 총격으로 사망했다.

중국은 '차량 테러' 사건 이후 단속의 고삐를 바짝 당기며 대대적인 진압에 나서고 있다. 차기 지도부 중 한 명으로 꼽혔던 장춘셴(張春賢) 신장 당서기는 지난달 29일 소집된 정치국 회의에서 '우환을 싹부터 잘라내지 못했다'며 정치국 상무위원 등으로부터 호된 비판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신장군구(軍區) 사령관인 펑융(彭勇) 중장을 당위원회 상무위원 자리에서 경질했다. 당 지도부는 신장자치구에 대한 정책이 너무 유화적이어서 중국의 심장부까지 위협받고 있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고 밍보는 전했다.

신장과 베이징에서는 이번 사건 이후 이미 50여 명이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리하무 투허 교수는 최근 가족과 함께 차를 타고 집을 나서다 베이징 번호판(京EP4346)을 단 차량에 들이받힌 뒤 부인의 휴대전화를 강탈당하고 함부로 취재에 응하지 말라는 경고를 받았다.

베이징=고기정특파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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