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원 청문회서 도청 사실상 시인 “우방들도 美 상대로 스파이 활동” “나토 동맹국들과 정보 공동수집”… 美 “한국 포함 9개국과 사태 협의”
미국 정보기관 수장들이 국가안보국(NSA)의 주요국 정상 35명 도청 및 유럽 시민 대상 통화내용 수집 의혹에 대해 반격에 나섰다. 국제사회의 비난과 미국의 동조 분위기가 확산되자 이들은 “우리의 행동은 정상적 첩보 활동”이라며 도청 사실을 당당하게 시인하고 본격적인 대응에 나섰다.
29일 열린 미 하원 정보위원회 청문회는 당초 비밀법원(FISA) 개혁을 논의하는 자리였으나 최근 터진 NSA 도청 논란으로 후끈 달아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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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문회에 함께 출석한 키스 알렉산더 NSA 국장은 외국 시민에 대한 정보수집 활동에 대해서도 항변했다. 그는 “미국이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국민에 대한 정보를 수집했다는 외국 언론 보도는 완전한 오보”라며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국들이 방어와 군사작전 차원에서 공동 수집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수집된 외국 시민의 전화번호를 기술적으로 분석하면 수집 주체가 미국이 아니라 유럽 정보기관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이 지금까지 외국 정보기관과의 협력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히지 못한 것은 정보수집 공조에 방해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미 의원들도 NSA의 정보수집 활동을 두둔하는 분위기가 강했다. 마이크 로저스 하원 정보위원장은 “러시아 의회가 미국만큼 러시아 정보기관의 활동을 감독하느냐”며 미국 정보기관 감시의 투명성을 옹호했다.
한편 미국 정부는 이번 사건의 파장 확산을 막기 위해 주변국과 협력할 뜻을 나타냈다. 젠 사키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해 대화 의지를 표명한 국가들과 협의하고 있다”며 “한국, 영국, 스페인, 이탈리아, 멕시코, 콜롬비아, 페루, 브라질, 인도가 여기에 포함된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가 NSA 문제와 관련해 공식적으로 ‘한국’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미 의회는 이날 구글과 페이스북 등 인터넷 기업이 정부에 사용자 개인정보를 제공한 명세를 공개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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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