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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신연수]남자보다 센 여자들

입력 | 2013-10-15 03:00:00


체력에서 남녀 차이는 크다. 인간탄환 우사인 볼트가 100m를 9초대에 뛰는 데 반해 여자 달리기 선수의 세계기록은 10초대다. 골프에서도 지난해 미국프로골프(PGA) 상금왕이었던 로리 매킬로이는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가 301.1야드였다. 반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랭킹 1위인 박인비는 평균 250야드를 넘지 않는다. 남녀 선수의 몸값 차이도 크다. 지난해 PGA 총상금은 2억600만 달러(약 2207억 원)였지만 LPGA 총상금은 4분의 1 수준인 4900만 달러에 불과했다.

▷한국은 유독 스포츠에서도 여자 선수들의 활약이 도드라진다. LPGA를 휩쓰는 선수들을 비롯해 핸드볼 양궁 탁구 사격 등 세계 스포츠 대회에서 상을 휩쓰는 건 여성들이다. 1989년엔 김수녕 선수가 세계 양궁선수권대회 우승을 독차지하고 여자 핸드볼팀이 국제대회에서 우승한 데 이어 영화배우 강수연이 모스크바 영화제에서 처음으로 최우수 여우주연상까지 받자 ‘한국 여성 만만세’라는 찬탄이 매스컴에 넘쳤다.

▷한국 여학생들의 체력이 남학생을 앞질렀다는 소식이다. 교육부가 최근 3년간 학생건강체력평가 통계를 내보니 전국 고교 3학년 여학생은 1등급이 3.3%였지만, 남학생 1등급은 2.4%였다. 반면 가장 낮은 5등급 남학생은 2.2%로 여학생 1.3%보다 많았다. 근력이나 달리기 같은 것은 남녀의 기준이 다르니 일률적으로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체력이 강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비만도 등이 포함되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여학생들의 체력 관리가 남학생보다 우월하다고 말할 수는 있을 것이다.

▷성적에서는 이미 여학생이 남학생을 앞질렀다. 지난해 대학수학능력시험 표준점수 평균은 ‘수리 가’를 제외하곤 모든 과목에서 여학생이 남학생을 앞질렀다. 수학도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조사에 따르면 한국 남녀 학생의 차이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조사에선 남자들 중 스스로 ‘초식남’이라 부르는 사람이 절반이었다. 이러다간 여성을 약자로서 배려하는 법규가 모두 사라지는 날이 올지 모르겠다.

신연수 논설위원 ys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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