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수상작 들고 부산영화제 찾은 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는 부정(父情)과 혈연의 의미를 천착한 작품이다. 회사원 료타(후쿠야마 마사하루)는 6년 전 아들을 출산했던 병원에서 급한 연락을 받는다. 출생 직후 병원의 실수로 아이가 바뀌었다는 것이다. 료타는 생물학적 아들과 집에 있는 아들 사이에서 갈등한다.
“영화를 찍느라 한 달 동안 집을 비운 적이 있어요. 돌아오니 세 살배기 딸이 절 보고 긴장을 하더군요. 아버지와 자녀의 관계는 뭘까. 피와 시간은 어떤 게 더 진한가를 고민했죠. 영화 같은 일이 실제 생긴다면 많은 일본인은 (피보다) 시간을 선택할 것 같아요.”
그는 잔잔한 일상의 소재에 깊은 사유를 담는 스타일로 사랑받고 있다. “어릴 때부터 홈드라마를 유달리 좋아했죠. ‘걸어도 걸어도’는 돌아가신 어머니와 제 관계에 관한 영화인데, 국경을 넘어 이해해 주시더군요. 앞으로도 제 반경 3∼5m 이내의 이야기를 다룰 겁니다.”
‘공기인형’에는 배두나가 공기인형 역으로 출연해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 줬고 이를 계기로 할리우드 영화 ‘클라우드 아틀라스’에 캐스팅됐다. “배두나처럼 강한 인상을 남긴 배우가 없어요. 철저히 준비해 와 지시할 게 없었어요. 감독에 대한 믿음과 자신감이 대단해요.”
배우 송강호와 친하다는 그는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이가 이창동 감독”이라고 했다. “한국에는 재능 있는 감독이 넘쳐 나요. 허진호 홍상수 양익준 감독과 가깝고 봉준호 감독은 꼭 만나고 싶어요.”
부산=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