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양그룹 유동성 위기에 문의 폭주
24일 서울 중구에 있는 동양증권 지점을 방문한 고객들이 현금자동입출금기에서 돈을 뽑고 있다. 동양그룹이 유동성 위기에 처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동양증권 지점에는 자산이 안전한지 물어보는 고객들의 문의가 빗발쳤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동양그룹이 유동성 위기에 몰리자 계열사인 동양증권에 돈을 맡긴 고객들이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24일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는 CMA계좌 해지 여부를 문의하는 글이 잇달아 올라왔고, 동양증권 각 지점에는 CMA를 비롯해 펀드, 주가연계증권(ELS) 등 각종 금융상품에 가입한 고객들이 자산이 안전한지 문의하는 전화가 폭주했다. 직접 지점을 방문한 고객도 많아 지점은 평소보다 붐볐다. 일부 고객은 자산을 다른 증권사나 은행의 계좌로 옮기기도 했다.
○ “예금자 보호 일부만 되지만 고객 재산은 안전”
동양증권 관계자는 “그룹이 위기라는 소식에 어제부터 투자자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며 “예금자 보호가 안 되는 상품이라도 대부분 국공채에 투자하는 등 안전하게 관리하고 있어 고객 보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고 밝혔다.
동양증권의 CMA는 운용 방식에 따라 △미지정형 △환매조건부채권(RP)형 △머니마켓펀드(MMF)형 △머니마켓랩(MMW)형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미지정형은 원금과 이자를 합쳐 5000만 원까지 예금자 보호가 된다.
나머지 3개 유형은 예금자 보호는 되지 않지만 사실상 원리금이 보장되는 수준으로 안전하게 운용된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RP형, MMF형, MMW형이 대부분 국공채에 투자돼 고객이 환매를 원할 경우 즉시 현금으로 지급된다는 것.
○ 금감원 동양증권 현장 점검
동양증권을 통해 주식이나 채권, 펀드 등에 투자한 경우 해당 자산은 다른 기관에 보관되고 있다. 펀드는 은행에, 주식과 위탁예수금은 한국예탁결제원과 한국증권금융에 보관된다는 것. 금융감독 당국 관계자는 “최악의 경우라도 고객자산을 날릴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금감원은 23일부터 현장점검반이 동양증권에 나가 투자자 재산 보호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특별 점검하고 있다. 동양증권에서 동양그룹 계열사의 기업어음(CP)이나 회사채를 산 투자자는 향후 관련사의 향방에 따라 손실을 입을 수 있다. 이 때문에 금감원은 동양증권이 계열사 CP, 회사채를 파는 과정에서 고객에게 위험 여부를 제대로 알렸는지를 집중적으로 따지고 있다.
손효림·이상훈 기자 ary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