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우-류한수(오른쪽). 사진|동아일보DB·KBS 방송캡쳐
■ 재도약기 맞은 한국 레슬링 ‘인천AG 맑음’
김현우, 남자 그레코로만형 74kg급 정상
체급 올린데 따른 파워 부담…기술로 극복
류한수는 그레코로만형 66kg급서 우승
공격적 레슬링 추구하는 새 규정 잘 맞아
한국 레슬링이 14년간 막혀있던 세계선수권 금맥을 뚫었다. 2012런던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김현우(25·삼성생명)는 23일(한국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2013시니어세계레슬링선수권대회 남자 그레코로만형 74kg급 결승에서 로만 블라소프(러시아)를 2-1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이날 류한수(25·상무)도 남자 그레코로만형 66kg급 결승에서 이슬람베카 알비예프(러시아)를 5-3으로 누르고 시상대 가장 높은 자리에 섰다. 한국 레슬링이 세계선수권 금메달을 획득한 것은 1999년 아테네대회에서 김인섭(그레코로만형 58kg급), 손상필(그레코로만형 69kg급), 김우용(자유형 54kg급)이 동반 쾌거를 이룬 이후 14년 만에 처음이다.
한국 레슬링은 1984년 LA대회부터 2004년 아테네대회까지 올림픽에서 6회 연속 금메달을 수확한 효자종목이지만, 2008년 베이징대회에서 금맥 잇기에 실패하는 등 한동안 침체기에 빠졌다. 그러나 런던올림픽에서 김현우가 세계 정상에 서는 등 최근 중흥기를 맞고 있다. 대한레슬링협회 김학열 사무국장은 “최근 어려운 상황 속에서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거둬 더 고맙다”고 말했다. 한국 레슬링은 8월말 30년간 버팀목 역할을 했던 삼성으로부터 지원중단 최종 통보를 받고, 최근 새로운 후원사를 찾고 있다.
● 김현우, 체급 올린 뒤 잠재력 극대화
김현우가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체급은 66kg급이었다. 그러나 고심 끝에 올 해부터 74kg급으로 체급을 올렸다. 10kg 이상 감량의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서였다. 투기 종목에서 체급 상향 조정 이후 성공한 사례는 극히 드물다. 체격과 근력 면에서 우세한 상대들과 겨뤄야 하기 때문이다. 김현우가 66kg급에서 타고난 힘으로 경쟁자들을 압도하기는 했지만, 그 역시 한동안 고전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이런 예측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국내 선발전을 통과한 뒤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세계 최강 블로소프마저 넘어섰다. 삼성생명 김인섭 코치는 “런던올림픽 당시 현우는 30%만 완성된 선수였다. 하지만 올림픽 이후 기술적 부분에서 눈을 떴다. 체급을 올린 뒤 업어치기 기술 등 본인의 잠재능력이 극대화됐다. 도전자의 자세로 나서면서 더 큰 동기부여가 생겼다”고 평가했다.
● 거목들에게 치였던 류한수, 체급 올린 뒤 만년 2인자 설움 날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트위터@setupman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