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내주 10대그룹 총수들과 오찬 회동산업부장관 보고 받고 자청해 주관… 투자활성화-상법개정안 의견 조율29일엔 중견기업회장단과 오찬
23일 재계에 따르면 10대 그룹 총수들은 28일 박 대통령의 오찬에 참석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박 대통령이 대·중소기업을 모두 아우르는 경제인 간담회가 아니라 주요 그룹 총수들만 따로 초청해 간담회를 갖는 것은 취임 후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5월 미국, 6월 중국을 국빈 방문했을 때 경제사절단에 포함된 재계 총수들과 만났던 박 대통령이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간담회를 자청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당초 윤 장관이 30대 그룹 사장단을 만나기로 한 것은 상반기(1∼6월) 투자 실적을 점검하고 하반기 투자를 독려하려는 목적이었다. 이에 따라 대통령과 10대 그룹 총수의 오찬 회동에서도 기업 투자가 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 그룹의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이 직접 투자를 챙기면 기업으로선 적극적인 태도를 보일 수밖에 없다”며 “박 대통령이 하반기 경제 살리기와 청년 일자리 만들기에 강한 의지를 보이겠다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본보 7월 16일자 A1면 4대그룹 상반기 투자, 年목표의 35%
▶본보 7월 16일자 A4면 재계 “발목이나 잡지말라”…
주요 그룹은 대통령과의 간담회에 앞서 내부적으로 투자 집행실적을 점검하고 있지만 새로운 투자 계획을 만들어 발표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외 경제상황이 좋지 않은 가운데 투자를 더 늘리기는 어렵다는 견해다.
재계는 이번 간담회에서 투자 활성화를 위한 규제 완화, 법무부의 상법 개정안 등에 관한 의견 수렴도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GS칼텍스와 SK종합화학은 각각 1조3000억 원, 1조 원에 이르는 투자를 준비하고 있지만 지주회사의 증손(曾孫)회사 지분 규제를 풀기 위한 외국인투자촉진법 개정이 무산되면서 묶여 있다. 상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높여 경제민주화를 꾀한다는 취지는 좋지만 경영권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조항 때문에 결과적으로 투자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재계의 고충을 전달할 계획이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대통령과의 간담회에 직접 참석할 예정이다. 폐렴 증세로 입원했다 23일 퇴원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도 가능한 한 참석할 계획이지만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 또는 강호문 삼성전자 부회장이 대신할 가능성도 있다. SK그룹은 김창근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김용석·문병기·동정민 기자 nex@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