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요식 금기협 회장이 말하는 금강산 입주업체들의 ‘5년 눈물’
20일 서울 마포구 성산동 금강산기업인협의회(금기협) 사무실에서 만난 최요식 금기협 회장(62·사진)은 인사 대신에 불쑥 이 말부터 꺼냈다. 2008년 7월 11일 고 박왕자 씨 피격사건으로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기간이 그만큼 길었다는 뜻이다.
2005년부터 금강산 관광지구에서 세탁 공장을 운영했던 최 회장은 “한스럽다. 아무것도 챙기지 못한 채 금강산에서 나올 때만 해도 사업 중단이 이렇게 오래 이어질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며 한숨을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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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회장은 “5년 넘게 사업이 중단돼 회원들이 극심한 정신적 경제적 고충을 겪었다”며 “사업 재개가 확정될 때까지 마음을 놓을 수 없다”고 회원사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사업 중단이 길어져 회원사들의 삶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피폐해지고 있다고 했다. 최 회장은 “5년 동안 회원사들의 피해액은 현지 투자비 1700억 원에 5년간 매출 추정액 5100억 원 등 모두 6800억 원에 이른다”고 말했다. 그는 “순식간에 길거리로 나앉게 되면서 은행은 물론이고 주변 지인들로부터도 외면당하고 있다”며 “반드시 사업이 재개될 것이라는 정부 당국의 말에 현지 사업을 포기하지 못한 게 상황을 더 악화시켰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일자리를 잃고 빚더미에 앉은 회원들이 대리운전, 건설 현장에 뛰어드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며 “자녀 학비를 구하려고 장기(臟器) 매매를 하겠다는 회원도 있었다”고 전했다.
이달에 금강산 회담을 개최하자는 북한 측 제의에 우리 정부는 다음 달 25일에 열자고 수정 제안했다. 최 회장은 “9월에 회담을 하면 내년에나 사업이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는 건데 정부가 금강산 사업을 조속히 재개할 의지가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며 “규모가 크지 않다는 이유로 개성공단에 비해 금강산 사업이 소홀히 다뤄지는 것 아니냐”고 안타까워했다.
금기협은 23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대북사업자의 생존권을 보장할 것을 요구하는 궐기대회를 열 예정이다. 지난달 11일에는 금강산 육로 관광의 출발점인 강원 고성군에서 ‘5년의 눈물’이라는 이름의 기자회견을 열고 회원사 현황을 알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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