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디안오픈 2R 선두 헌터 메이헌… 분만 임박 소식에 미련 없이 집으로
미국프로골프(PGA)에서 우승할 수 있는 기회는 그리 쉽게 찾아오지 않는다. 그렇지만 헌터 메이헌(31·미국·사진)은 주저 없이 기권을 선택했다. 이유는 아내의 출산을 보러 가야 한다는 것이었다. 우승상금 100만8000달러(약 11억2000만 원)도 미련 없이 포기했다.
28일 캐나다 온타리오 주 오크빌의 글렌애비 골프장(파72·7253야드)에서 열린 PGA투어 캐나디안 오픈 3라운드. 경기 시작 직전 드라이빙 레인지에서 마지막 연습을 하던 메이헌은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8월 중순 첫아이를 출산할 예정이던 아내 칸디 씨가 양수가 터지는 바람에 병원으로 갔다는 것이었다.
메이헌은 전날 2라운드까지 13언더파 131타로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었다. 2위 존 메릭(미국)과는 2타 차. 최근 US오픈과 브리티시오픈에서 두 대회 연속 톱10에 이름을 올리는 등 쾌조의 샷 감각을 보이던 터라 모처럼 우승을 노려볼 만했다. 그렇지만 메이헌은 대회 주최 측에 양해를 구한 뒤 곧바로 집이 있는 미국 텍사스 댈러스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메이헌은 “아내가 분만실에 들어갔다는 흥분된 소식을 들었다. 주최 측에 감사한 마음과 미안한 마음을 함께 전한다. 다음 기회에 꼭 다시 출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메이헌은 PGA 통산 5승을 기록하고 있다. 가장 최근 우승은 4월 셸휴스턴 오픈이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