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올 때 돋보이는 장마철 패션
이제는 비 오는 날을 마음껏 즐겨보자. 산뜻한 쇼츠에 컬러풀한 레인부츠, 맵시있는 라인의 레인코트와 다양한 액세서리까지 레인 패션의 세계는 경쾌하고 즐겁다. 선명한 레드 레인부츠와 트렌치코트로 멋을 낸NBC 투데이 쇼의 진행자 사바나 거스리. 게티이미지 멀티비츠이미지
하지만 우울하고 칙칙하던 장마철은 이제 옛말이 됐다. 요즘 같다면 매일 비가 와도 신날 것 같다. 화려한 패턴의 레인코트에다 러버와 폴리염화비닐(PVC) 소재의 시원한 액세서리 등 장마철 기분을 업 시켜주고 스타일까지 살려주는 다양한 아이템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요즘엔 예쁜 신상 레인부츠를 장만해놓고 기우제 지내는 심정으로 ‘이제나 저제나 비가 오려나’ 설레는 이들이 넘친다. 어떻게 하면 비 오는 날 한층 돋보이는 스타일로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A style이 패션의 새로운 카테고리로 당당히 자리 잡은 장마철 스타일링의 요모조모를 소개한다.
▼레인코트, 믹스&매치의 핵심 아이템… 컬러 돋보이는 쇼츠와 만나면 시원∼▼
비 오는 날 패션 더 화사하고 상큼하게
오른쪽 위부터 반시계방향 일세야콥센의 레인부츠, 토리버치의 젤리 발레슈즈, 나일론 소재의 버버리 트렌치코트, 훌라의 캔디슈즈. 각 업체 제공헌터 젤리슈즈(위)와 스윔스 레인로퍼.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장마철에는 밑단이 젖을까 신경 쓸 필요 없는 쇼츠가 제격이다. 길이가 짧고 몸에 잘 맞는 테일러드 쇼츠에 클래식한 재킷을 매치해 멋스러움을 살린 엠포리오 아르마니를 참고해보자. 신세계인터내셔날 제공
시원하고 눈에 띄는 컬러의 원피스로도 멋을 내보자. 매그앤매그 제공
남성 스타일링도 같은 룰을 따르면 된다. 팬츠는 롱팬츠보다 쇼트 스타일이 깔끔하다. 올 시즌 여러 브랜드가 슈트의 우아함을 잃지 않으면서 시원한 착용감까지 갖춘 반바지 슈트 스타일을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만약 격식 차린 스타일로 차려 입어야 하는 자리가 있다면 테일러드 슈트 스타일을 참고해 보자. 티 바이 알렉산더 왕은 깨끗한 올화이트 슈트의 미니멀한 반바지 슈트를 선보였다. 클래식한 차이나 칼라의 재킷에 바지 밑단이 사선으로 떨어지는 짧은 쇼츠를 매치해 변화를 줬다. 바나나 리퍼블릭은 뉴욕 패션 브랜드인 밀리(Milly)와 한정판 컬래버레이션 ‘바나나 리퍼블릭 밀리 컬렉션’을 출시하면서 산뜻하고 비비드한 색상의 쇼츠 룩을 선보였다. 엠포리오 아르마니는 핫팬츠처럼 길이가 짧고 몸에 딱 맞는 실루엣을 보여주는 테일러드 쇼츠를 단정함이 돋보이는 클래식한 재킷들과 매치했다.
실용과 스타일까지 함께 잡는 레인슈즈
5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갤러리아백화점 웨스트(WEST) 4층 ‘바버’ 매장에 전시된 레인 아이템들. 남성용 레인재킷(왼쪽 위)과 여성용 레인재킷(오른쪽 위), 남성용 그린 부츠, 여성용 체크 부츠다. 우산은 펄튼에서 나온 ‘미니우산’ 제품이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만약 투박한 장화 스타일의 레인부츠가 부담스럽다면 여성스러움을 유지하면서도 방수기능을 갖춘 레인 슈즈들에 주목해보자. 토리버치의 젤리 발레 슈즈는 100% PVC 소재라 비에 젖지 않으면서도 리본 장식이 더해져 여성스러운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핑크와 레드 두 가지 색상으로 출시됐으며 가격은 21만8000원.
유나이티드 누드의 젤리 힐 슈즈 ‘로레스 펌프’는 동화 속 유리구두처럼 깜찍하다. 클래식 구두를 3D 스캐닝해 제작했다. 알도의 샌들 디자인 젤리 슈즈는 레인부츠는 답답하고 슬리퍼 종류는 너무 캐주얼하다고 느껴지는 여성들이 두루 활용하기 좋다.
비 오는 날 스니커즈는 금물이란 통념을 깨는 제품들도 있다. 프레드 페리는 도트 패턴을 이용한 레인부츠 ‘리버 슈즈’를 선보였다. 스니커즈 형태라 레깅스, 팬츠, 스커트 등에 두루 활용할 수 있다. 컨버스는 코튼 메시를 사용해 통풍이 원활하게 한 ‘척 아웃’ 제품을 선보였다. 물 빠짐이 탁월해 비 오는 날 활동성을 높이기 좋다.
▼알록달록 레인부츠로 경쾌하게… 가방-액세서리로 포인트▼
장마철에 제격인 액세서리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갤러리아백화점 웨스트(WEST) ‘하틀리’ 매장에 전시된 아동용 레인코트와 부츠 제품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왼쪽) 에피타프의 오렌지 스타 클러치와 두줄 스컬 뱅글은 장마철에 발랄한 포인트로 제격이다. 제일모직 제공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아르마니 진 젤리 토드백, 202팩토리 네온 투명 클러치, 토스 원석 팔찌. 각 업체 제공
아르마니 진에서는 ‘PVC 젤리 토드백’을 선보인다. 폭우에도 젖지 않는 PVC 소재의 가방은 생활방수는 물론이고 가벼운 무게로 실용적으로 사용하기에 딱 좋다. 반짝이는 광택감과 전면의 큰 로고가 시원한 느낌을 배가시켰다.
다양한 액세서리도 활용해보자. 토스에서 출시한 러버 밴드 워치는 팔찌 같은 얇은 밴드로 다양한 레이어드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다. 여기에 수정 자수정 등 다양한 원석이 컬러풀하게 배열된 팔찌를 여러 개 믹스매치하면 장마철 포인트 액세서리로 안성맞춤이다.
202팩토리는 그린, 블루, 핫핑크, 바이올렛, 피치핑크 등을 사용한 네온 투명 클러치를 선보였다. PVC 소재로 생활방수가 가능해 요즘 같은 장마철에 실용적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속이 훤히 비치는 소재 덕분에 시원한 느낌이 든다.
▼극과 극의 패션, 쪼그맣거나 키다리거나…▼
요즘 유행하는 우산 트렌드
펄튼 버드케이지.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우산 트렌드의 키워드는 ‘극과 극’이다. 한쪽에서는 핸드백에 들어갈 법한 작은 우산들이 주목받고, 다른 한쪽에서는 화려한 무늬의 큼지막한 장우산이 눈길을 끈다. 물론 공통점도 있다. 예전보다 더욱 화려해졌다는 것. 주요 백화점 바이어들이 추천한 최신 우산을 살펴봤다.
닥스 페미닌 양산
우혜진 신세계백화점 패션잡화 바이어는 슬림한 사이즈의 오스트리아 브랜드 ‘도플러’를 추천했다. 도플러 ‘하바나 시리즈’는 유럽과 한국에서 베스트셀러로 꼽힐 만큼 인기 있는 모델. 3단 우산인데 접었을 때 길이가 21∼23cm에 불과하다. 일반 3단 우산에 비해 크기는 20% 작고 무게는 30% 덜 나간다.
메트로시티 공주1
윤종민 롯데백화점 잡화팀 바이어는 화려한 패턴의 우산을 추천했다. 메트로시티 ‘공주1’은 검은 바탕에 섬세한 화이트 꽃무늬 프린트가 눈에 띄는 제품이다. 자외선 차단 기능을 갖춰 양산으로도 쓸 수 있다.
닥스 ‘페미닌 양산’은 우산 끝자락의 섬세한 레이스가 돋보이는 제품이다. 윤 바이어는 “여성스러운 디자인 덕에 블랙 핑크 브라운 중 핑크의 인기가 단연 높다”고 말했다. 세계지도가 프린트된 프리마클라세 ‘B-지오바이어스’는 휴가철 기분을 내는 데 제격이다.
도플러 핸디 시리즈, 도플러 하바나 시리즈, 프리마클라세 B-지오바이어스. 각 백화점 제공
권기범 기자 kak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