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국민경제자문회의 첫 주재
박근혜 대통령은 29일 “성실한 투자자들의 심리를 위축시켜서는 절대로 안 된다. 투자가 일어나야 서민경제도 산다”며 “정말 불합리하고 불공정한 것은 고치되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는 방향으로 방망이를 휘둘러서는 절대로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저성장 기조가 장기화되고 성장 잠재력이 빠른 속도로 떨어지고 있다. 고령화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다른 나라에는 없는 ‘북한리스크’까지 안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헌법기구인 국민경제자문회의는 새 정부 들어 처음 열렸다. 박 대통령은 이명박 정부 때 있었던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미래기획위원회 등 대통령직속 경제 관련 자문기구를 모두 없애고 유일하게 국민경제자문회의만 남겼다. 박 대통령은 “(국민경제자문회의가) 경제 관련 국정과제를 모두 포괄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맡게 됐다”며 앞으로 자문회의에 상당한 힘이 실릴 것임을 시사했다.
자문회의의 출범 시점은 이명박 정부 때보다 5개월가량 앞선 것이다. 이명박 정부 때는 첫 자문회의가 취임 약 8개월 만인 2008년 10월 20일 열렸다. 현재의 경제 상황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더 좋지 않다는 의미다.
실제 이날 회의에서 발표된 ‘한국경제에 대한 인식과 향후 정책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양적완화 규모 축소와 엔화 약세의 부정적 영향 등으로 대외적 위험요인이 큰 데다 국내 기업의 성장한계와 고령화, 중소기업의 낮은 생산성 등으로 국내 경제 상황도 밝지 않다. 경제성장률은 2020년까지 평균 3.6%에서 2020년대 2.7%, 2030년대 1.9%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이 보고서는 한국개발연구원 삼성경제연구소 골드만삭스 매킨지 등 국내외 연구소 및 컨설팅업체 4곳이 공동으로 만들었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