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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제주 땅밑에 황금알 낳는 용암해수 샘 솟는다

입력 | 2013-05-23 03:00:00

오염물질 없고 미네랄 성분 풍부… 해외유명기관 수질분석 통과
산업화센터, 세계 최초로 상용화
음료-식품-화장품 제조에 널리 활용




제주시 구좌읍 용암해수산업단지 지원센터에 용암해수를 끌어올려 해양생물 양식과 수경재배 등에 다양하게 활용하는 시설이 갖춰졌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30만∼40만 년 전부터 제주 섬 지하에 묻혀 있는 새로운 보물인 ‘용암해수’가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용암해수는 삼투압 작용으로 바닷물이 섬 지하로 밀려들어 현무암층에 쌓인 물이다. 맛을 보면 일반 바닷물처럼 짜지만 인체에 유용한 성분이 많이 들어 있다. 용암해수를 상품으로 만드는 사업이 제주에서 진행되고 있다. 미국 하와이 등에 일부 용암해수가 있지만 산업화는 세계적으로 처음이다.

○ 새로운 청정 자원

21일 오후 제주시 구좌읍 한동리 용암해수산업단지. 19만5000m² 규모의 기반 정리가 말끔히 이뤄진 가운데 입주업체 건물 신축 공사가 한창이다. 제주테크노파크의 용암해수산업화지원센터는 번듯한 건물을 이미 신축하고 연구 및 지원사업을 위해 준비하고 있다. 지원센터 지하수관정은 하루 최대 2000t 취수 허가를 받아 지하 100여 m 암반층에 고여 있는 용암해수를 끌어올려 거대한 물탱크에 담아놓았다. 식용이 가능한 물과 기능성 음료로 만드는 역삼투압 장비, 전기투석 장치를 설치하고 시운전 중이다. 한쪽에는 채소 수경재배, 해양생물 인공양식 등을 위한 수조가 마련됐다.

김병호 지원센터장은 “용암해수는 바닷물이기 때문에 일반 바닷물, 해양심층수와 나트륨, 마그네슘 성분은 비슷하지만 인체에 유용한 희귀 미네랄성분인 바나듐, 셀레늄, 아연, 철 등이 상대적으로 풍부하게 들어 있다”고 말했다. 암반층을 거치면서 중금속 등 오염물질이 걸러지는 자연여과 작용도 이뤄지면서 ‘청정 지하수자원’이 됐다. 칼슘과 마그네슘 성분 배합으로 물맛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도 있다.

이 지원센터는 제주해안 넙치양어장 등이 쓰는 지하 해수를 다른 용도로 활용하는 방안을 찾기 위해 2005년부터 해안에서 1.7km가량 떨어진 해발 33m 지점에서 용암해수를 뽑아 올려 시험연구에 착수했다. 해안에 위치한 양어장 해수와 달리 지금까지 지상으로 나온 적이 없는 태고의 해수를 활용하기 위해서다.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소, 한국기초과학연구원 등이 참여한 가운데 50회 이상 성분분석으로 안전성을 입증했다. 일본과 미국의 유명 인증기관의 수질분석도 거쳤다.

○ 용암해수 산업화 추진

용암해수는 물이 스며들기 쉬운 암반층으로 이뤄진 제주 동부지역에 다량으로 숨어 있다. 식수원으로 쓰이는 담수인 지하수의 자원 고갈 우려와 달리 용암해수는 무한정에 이를 정도로 풍부하다. 현재 용암해수는 27억 t가량으로 추정된다. 하루 1000t 생산 기준으로 7589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뽑아 올린 만큼 바닷물이 밀려들어 다시 채워진다는 점도 특징이다.

용암해수의 활용은 다양하다. 먹는 물은 물론이고 두부, 요구르트 등 식품의 원료로 활용이 가능하고 기능성 음료로도 개발할 수 있다. 청정수가 필요한 화장품 원료로도 쓸 수 있고 친환경 재배에도 유리하다. 용암해수를 정제하고 남은 나트륨은 천연소금으로 상품화도 가능하다. 용암해수산업단지에 입주를 신청한 기업들도 투자를 서두르고 있다. 음료, 식품, 소금, 화장품 등을 제조하는 5개 회사가 용지를 분양받았고 먹는 물인 제주삼다수를 생산하는 제주지방개발공사는 용암해수를 이용한 제품 생산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용암해수산업화지원센터에도 7개 기업이 이달 입주한다. 제주테크노파크 한영섭 원장은 “투자 진척이 빨라 내년이면 용암해수를 활용한 시제품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며 “용암해수 산업이 ‘블루 오션’이 되도록 홍보, 마케팅 전략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