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있는 가옥 보존해 북촌같은 문화관광지로 바꾼다
송영길 인천시장(오른쪽)이 2일 100년 전 근대건축물이 몰려 있는 인천 중구 자유공원 일대의 게스트하우스 상우재를 찾았다. 그는 1월부터 원도심 활성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구도심권에 건립 중인 아시아경기대회 신축 경기장은 주민 복지시설의 거점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인천시 제공
일제강점기인 70여 년 전에 지어진 단독주택 ‘상우재(尙友齋)’(인천 중구 송학동) 문패엔 이름 석자 대신 벗과 자연을 노래하는 글귀가 새겨져 있다. 높은 축대 담장, 집과 마당으로 이어지는 19개 돌계단, 오밀조밀한 정원, 허름하지만 정감 넘치는 옛 가옥…. 일제 때 공립병원장이, 6·25전쟁 직후 미군 장교가 살았던 이 집은 지난해 5월게스트하우스로 바뀌었다.
2일 이 집에서 송영길 인천시장을 만나 원도심 활성화를 위한 실행계획을 들어봤다. 7월부터 속속 완공되는 아시아경기대회 경기장들이 대회 이후 주민을 위한 주요 문화생활체육공간으로 활용될 예정인데, 인천시는 원도심권의 이런 신축시설과 재단장 중인 옛 시설을 지역 특색에 맞게 재결합하는 각종 사업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올해를 ‘원도심 활성화 원년의 해’로 삼고 있는 것. 송 시장은 1월부터 원도심 활성화 현장답사를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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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시장은 다음 날 인천시 홈페이지에 올리고 있는 ‘시정일기’에 상우재를 이렇게 소개했다. ‘갈수록 사라져가는 단독주택 중 역사가 있는 주택들을 보호 관리해야 한다. 전체 주택의 75%가 아파트나 연립주택인데 85%를 넘어서면 단독주택이 너무 귀해질 것 같다. 상우재 같은 스토리가 있는 가옥들은 더 그러하다.’
그는 4월 초에도 상우재에서 그리 멀지 않은 ‘우각로 문화마을’(인천 남구 전도관)의 한 게스트하우스에서 하룻밤을 묵고 출근했다. 이 문화마을에도 상우재 주변처럼 문화재로 등록된 100년 전 건축물이 즐비하다.
그는 이들 지역을 서울 북촌과 같은 역사문화관광지로 만들기로 했다. “중구 북성동, 인현동과 같이 주거환경이 열악한 옛 마을엔 주민들이 소일거리를 할 수 있는 작업장 등 공동시설을 확대해줄 것입니다. 현지개량 방식을 도입해 생활공동체를 형성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지요. 그렇지만 자유공원, 우각로와 같은 지역은 역사성을 살린 문화예술공동체 마을로 꼭 자리 잡도록 할 것입니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