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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외풍 거센데 ‘공조 삐걱’ 걱정

입력 | 2013-04-12 03:00:00

美日정부-중앙銀 2인3각 체제와 대조




한국은행과 새 정부가 기준금리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는 모습을 보인 것은 최근 세계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들이 ‘찰떡궁합’으로 공조체제를 강화하는 것과 대조된다. 여러 선진국 중에도 정부와 중앙은행이 ‘2인(人) 3각(脚)’의 공조를 보이는 대표적인 나라는 바로 일본. 최근 일본은행의 새 수장이 된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총재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핵심 경제정책인 엔화 약세정책을 강력히 뒷받침하고 있다.

아베 총리가 공공투자 확대를 뼈대로 하는 10조3000억 엔(약 117조 원) 규모의 대규모 재정지출 확대방안을 발표하자 구로다 총재는 이달 4일 취임 후 첫 통화정책회의를 열어 앞으로 2년 동안 통화량을 2배로 늘리고 장기채권을 대량으로 사들이는 내용의 공격적인 통화완화 정책을 발표했다. 이 같은 정책공조가 효과를 발휘하면서 장기 침체에 빠져 있던 일본경제에는 조금씩 회복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 역시 일각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양적완화 정책을 지속하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측면 지원하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대외 의존도가 높고 여전히 물가상승에 대한 우려가 남아 있는 한국, 장기 디플레이션을 겪어온 일본, 글로벌 경제위기의 진원지인 미국의 사정이 다른 만큼 금리의 방향성에 대해서는 각기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북한 리스크의 고조, 엔화 약세 가속화로 한국의 대내외 경제 환경이 급속히 악화되는 가운데 한은과 새 정부가 갈등양상을 보이는 건 경제에 분명한 악재(惡材)라고 입을 모은다.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에서는 이미 북한의 도발수위 상승으로 외국인 매도세가 확대되고 있고, 국가부도위험을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 역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오정근 아시아금융학회장은 “정부의 경기대응 의지나 한은의 독립적인 금리결정 모두 중요하지만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이 위기극복을 위해 적극적인 공조체제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한은과 새 정부가 엇박자를 보이는 모양새는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