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부이촌동 주민들 격앙 절반 넘는 1250가구… 평균 대출 3억4000만원 서울시 등 상대 집단소송… 15일 코레일 앞 시위 계획
“이제 소송밖에 안 남은 거죠. 6년 동안 팔지도 못하게 해놓고 어떻게 한순간에 공중분해될 수 있나요.”
서부이촌동 주민들은 용산개발사업이 결국 채무불이행 사태로 이어졌다는 소식에 허탈함을 넘어 분노로 들끓고 있다.
2007년 8월 서부이촌동이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지에 포함된 이후 6년 동안 주민들은 집을 사지도 팔지도 못하는 등 재산권 행사에 큰 제약을 받았다.
주민 김모 씨(64)는 “서울시에서 이곳을 개발지로 포함시키더니 수년 동안 제대로 개발도 못하고 ‘보상한다, 안 한다’ 싸움만 하다 결국 사업이 무산됐다”며 “이제 남은 건 소송밖에 없다”고 말했다.
협의회는 이날 회의를 통해 집단소송과 집회 방침을 확정했다. 김희자 성원아파트 동의자협의회 위원장은 “서울시와 코레일, 드림허브 등 이번 개발과 관련이 있는 모든 기관을 대상으로 집단소송을 하기로 결정했다”며 “15일에는 코레일 앞에서 주민 다수가 참여한 가운데 시위를 한다”고 말했다. 소송은 경매에 넘어간 주택 수나 대출 액수 등을 전수조사한 뒤 시작한다.
김찬 협의회 총무는 “철도를 점거하거나 망루에 올라가자는 극단적인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박재명·장윤정 기자 jm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