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유통업체, 朴대통령 ‘물가안정’ 발언에 줄줄이 인하
새 정부 들어 ‘서민 물가 안정’이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식품 및 유통업체들이 제품 가격을 내리고 있다.
CJ제일제당은 5일부터 설탕 출고가를 4∼6% 내린다고 4일 밝혔다. 흰설탕 1kg 제품(1363원)은 1308원으로, 15kg 제품(1만7656원)은 1만6597원으로 각각 내릴 계획이다. CJ제일제당은 최근 3년 동안 2010년 12월(평균 9.7%), 2011년 3월(평균 9.8%) 등 설탕 값을 두 번 올린 바 있다. 지난해 9월에는 평균 5.1% 내렸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국제 원당가가 오르지 않아 설탕 가격을 올릴 이유가 없었다”며 “서민 물가 안정 차원에서 값을 내리게 됐다”고 말했다.
업계 1위인 CJ제일제당에 이어 삼양사와 대한제당 등 다른 설탕 제조업체들도 가격 인하를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가격 인하 시기를 조율 중”이라며 “CJ제일제당과 비슷한 수준으로 낮추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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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에서도 비슷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3사도 1일부터 일제히 생필품을 50∼60% 싸게 파는 할인 행사를 하고 있다. 가격 할인 행사를 하는 편의점도 등장했다. 편의점 씨유(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팔도 ‘남자라면’과 오뚜기 ‘진라면’ 등 봉지라면 10종과 편의점 자체 상표 우유인 ‘CU우유’를 대상으로 주말에 사면 각각 27%(최대), 15% 깎아주는 행사를 3월 한 달 동안 진행한다.
유통업계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첫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물가 안정을 강도 높게 주문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오세조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식품업체들을 대상으로 대형마트와의 유통 과정에서 불공정거래 행위가 있는지 조사하는 등 정부가 ‘서민 물가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꼽으면서 올해 상반기까지는 가격 인하 움직임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