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일 대한체육회장 선거, 김정행-이에리사 후보 접전
○ ‘보이지 않는 손’ 공방
역대 대한체육회장 중에는 정치인이 적지 않다. 노태우 전 대통령을 비롯해 김정길 전 행정자치부 장관, 이철승 전 신민당 총재 등이 대한체육회장을 지냈다. 스포츠의 깨끗한 이미지 등이 정치인들의 구미를 당기게 하는 매력적인 요소이기 때문이다. 올해 대한체육회 산하 가맹단체장 선거에서도 정치인의 스포츠 단체장 ‘사랑’은 여전했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은 역으로 말하면 국내 스포츠계가 정치권의 입김에 약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번 대한체육회장 선거에서도 정치권 개입 논란이 빚어졌다. 새누리당 의원인 이에리사 후보 측에서 정치권을 등에 업고 득표 운동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 정부 여당과 가까운 전임 체육회장까지 개입됐다는 소문까지 돌고 있다. 물론 당사자들은 “사실 무근”이라며 펄쩍 뛰고 있다.
광고 로드중
이처럼 ‘보이지 않는 손’ 논란이 일어나는 것은 대선이나 총선과 다른 독특한 투표 방식 때문이다. 대한체육회장은 52개 가맹단체장(신임회장을 선출하지 못한 복싱, 스키, 택견은 제외)과 이건희 문대성 IOC 위원, 선수위원회 위원장으로 구성된 총 55명의 선거인단 투표에 의해 결정된다. 가맹단체들은 단체의 규모에 관계없이 똑같이 한 표를 행사한다.
지금까지 가맹단체장들은 대부분 경제인이 맡아왔다. 문제는 기업을 운영 중인 경제인들로서는 정치권의 의견을 무조건 묵살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 단체장들이 단체를 대표해 투표하기 때문에 가맹단체 소속 경기인이나 관계자의 의사가 투표에 직접적으로 반영되지는 않을 수 있다.
○ 국내 스포츠 대부 vs 첫 여성 후보
경기인 출신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는 김 총장과 이 의원은 자신만의 뚜렷한 장점을 앞세워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
김 총장은 무엇보다도 20년 동안 대한유도회를 이끌어 오고 오랫동안 대한체육회 부회장을 맡는 등 풍부한 체육 행정 경험이 최대의 강점이다. 또 올림픽을 포함한 각종 국제대회 한국선수단 대표 등을 맡는 등 국내 스포츠 발전에 꾸준하게 기여해 온 것도 플러스 요인이다.
광고 로드중
이현두 기자 ruch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