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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도8 판매순항… 태블릿 공략은 주춤

입력 | 2013-01-24 03:00:00


마이크로소프트(MS)의 최신 운영체제(OS) ‘윈도8’이 역사상 가장 빠르게 팔렸던 OS ‘윈도7’에 못잖은 속도로 판매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OS로 태블릿PC 시장을 공략하겠다던 애초의 목표를 달성하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MS는 지난해 10월 26일 윈도8을 세계에서 동시 출시한 뒤 88일 만인 21일 기준으로 6000만 개의 라이선스(사용권)를 팔았다고 23일 밝혔다. 이는 6개월 만에 9000만 개의 라이선스를 판 ‘윈도7’을 능가하는 속도다. 여름에 발매된 윈도7과 달리 연말 성수기가 낀 것도 도움이 됐다.

MS는 기존 사용자에게 윈도8의 온라인 다운로드 가격을 4만3000원까지 할인했고, 이달 말까지는 1만6300원의 특별할인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다. 기존 윈도7의 가격은 가장 싼 제품이 13만9000원, 전문가용 제품은 37만9000원이었다.

하지만 MS가 야심 차게 선보인 앱(응용프로그램) 다운로드 장터인 윈도8의 ‘윈도 스토어’는 이 기간에 앱 다운로드 수가 1억 건에 그쳤다. 윈도8 기기 1대에 약 1.7개의 앱이 설치된 셈이다.

MS는 윈도8을 선보이면서 전통적인 컴퓨터 OS와 달리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닮은 독특한 터치형 사용 방식을 도입했다. 이 방식을 사용하려면 윈도 스토어에서 앱을 내려받아 설치해야 한다. 그런데 앱 설치 수가 적다는 건 대부분의 사용자들이 윈도8을 산 뒤 터치 방식 대신 기존 컴퓨터처럼 키보드와 마우스를 이용해 윈도8을 쓴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윈도OS의 높은 PC시장 점유율을 이용해 태블릿PC 시장까지 공략하려던 MS의 전략은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컴퓨터 시장 모두에서 MS와 경쟁하고 있는 애플은 2008년 7월 처음 아이폰을 위한 앱스토어를 열었다. 그 뒤 한 달 만에 6000만 건의 앱 다운로드가 이뤄졌고 1억 건 다운로드에는 단 두 달이 걸렸다. 당시 아이폰 누적 판매량은 약 1300만 대에 불과했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