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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의 대학생들, 장애인 레저용 자전거 개발

입력 | 2013-01-15 03:00:00

■ 동국대생 5명 국제발명전 은상… 특허도 신청




‘장애인 레저용 자전거’를 개발한 동국대 학생들. 왼쪽부터 이승제 원건희 이경민 윤정원 고으뜸 씨. 고으뜸 씨 제공

“제출하고 나면 끝인 졸업 작품이 아니라 사회에 도움이 되는 걸 남기고 싶었어요.”

동국대 기계로봇에너지공학과 3학년 고으뜸 씨(24)는 지난해 학교 선배들과 만든 ‘장애인 레저용 자전거’의 탄생 배경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하체가 불편한 장애인이 앉아서 노를 젓듯 핸들을 밀면 움직이는 세 바퀴 자전거다. 고 씨와 학과 소모임 ‘브레인스토밍’ 선배 윤정원(25) 이경민(26) 원건희(26) 이승제 씨(26)는 지난해 12월 ‘2012 서울국제발명전’에 이 자전거를 출품해 은상을 수상했다.

동국대 학생들이 개발한 장애인 레저용 자전거.

14일 동국대 공대 1층 실험실 문 앞에는 수상의 영광을 고스란히 간직한 자전거가 의기양양하게 놓여 있었다. 졸업 작품을 구상하던 4학년 선배들에 소모임 회장인 고 씨까지 가세해 의기투합해 만든 작품이다.

지난해 봄 아이디어를 짜내던 이들은 하체 장애인의 비만율이 80%에 달한다는 뉴스를 보고 가슴이 찡했다. 이들의 운동량을 늘려줄 레저도구를 개발하자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국내 업계에선 참고할 제품이 전혀 없었고 해외에서는 손으로 페달을 돌리는 제품이 있었지만 400만 원가량의 고가라는 점이 단점이었다. 학생들은 싸고 운동량 많은 제품을 개발하기로 했다. 어린 시절 사고를 당해 휠체어를 이용하는 이 학교 화학과 안응호 교수도 이들의 개발에 힘을 보탰다.

여러 장애인을 만나고 해외 유사 제품의 인터넷 동영상 등을 분석한 결과 노를 젓듯 밀어서 움직이는 방식이 운동량을 최대로 늘릴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핸들을 돌릴 때보다 노를 젓듯 밀고 당기면 팔 등 가슴 근육을 고루 사용할 수 있었다.

지난해 여름방학 때 서울 청계천 일대를 돌며 발품을 판 끝에 한 공업사에 의뢰해 첫 시제품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가격은 80만 원 선. 학생들은 특허를 신청해 현재 절차가 진행 중이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