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114-포털사이트 뒤져 70대 교포 투숙객 친척 찾아줘
지난해 말 서울 중구 세종호텔 컨시어지(집사 역할을 하는 직원) 데스크로 한 노신사가 다가왔다. 친척을 찾으러 아내와 함께 입국했다는 재일교포 투숙객 구문호 씨(70)였다.
컨시어지 담당인 이재선 주임(41·사진)이 “우체국에 간다고 사람을 찾을 수 없을 텐데 무슨 일 때문에 그러시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구 씨는 “20년 전 만났던 손위 동서(同壻) 가족을 찾기 위해 일본 총영사관에서 가족관계 서류를 떼 한국에 왔다”며 “경찰서에도 가봤는데 찾기 어렵다는 말만 하더라”며 하소연을 시작했다. 동서는 2000년대 초에 작고했고 그 아들이라도 만나보기 위해 한국에 왔다는 사연이었다. 찾기 위한 단서는 동서의 이름과 그가 서울대 교수였다는 점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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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주임은 “손님과 이야기를 나누다 왠지 찾는 분도 교수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퍼뜩 스쳤다”고 했다. 인터넷 인물검색을 통해 찾는 사람이 구자경 한국기술교육대 교수(52)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어렵게 연락이 닿은 구 교수는 “일본에 계셔서 한동안 연락이 두절됐던 이모님 부부를 찾게 됐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