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보 50km 5번 완주해 4번 한국新 박칠성
박칠성은 경보를 통해 새로운 인생을 배웠고 평생 함께하기로 했다. 선수론 ‘환갑’인 40세를 넘기면서까지 달리며 한국마라톤을 이끈 이봉주처럼 경보 중흥을 선도하겠다는 각오다. 제주 전지훈련을 떠나기 전 경기 화성시 팀 훈련소에서 트레드밀 위를 힘차게 걷고 있는 박칠성의 모습에서 한국 경보의 희망이 느껴진다. 화성=홍진환 기자jean@donga.com
○ 철없는 시골 촌놈
전남 영암에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박칠성은 그야말로 ‘철없는 청소년기’를 보냈다. 육상부에 소속돼 있었지만 장래 희망을 물을 때면 항상 ‘우편배달부’라고 답했다. “농부인 아버지는 매일 뙤약볕에서 고생하는데 우편배달부인 아버지 친구는 오토바이 타고 편하게 다니더라. 대충 운동하다 편하게 먹고살고 싶었다.”
○ 경보 50km의 신기록 제조기로 변신
경보 50km는 현재 전국체육대회 정식 종목이 아니다. 50km 전문 선수도 국내에선 단 3명뿐이다. 비인기종목 경보 중에서도 마이너 종목인 셈이다. 박칠성이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현 한국기록을 작성할 당시 그를 현장에서 취재한 국내 기자는 한 명도 없었다. 그는 “그동안 비인기 종목의 설움은 잊고 살았다. 하지만 런던 올림픽에서 믹스트존(기자들이 선수를 취재하는 공간)을 통과하면서 눈물이 나더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경보 50km가 마라톤(42.195km)보다 체력적 정신적으로 더 고통스러운 종목이라고 입을 모은다. 박칠성은 “마라톤은 2시간 좀 넘으면 경기가 끝나지만 경보 50km는 두 배가량 더 걸린다. 차라리 뛰고 싶을 때가 많다”고 말했다. 실제로 경보 50km 경기에서는 선수들이 3시간 이후 집중력 저하로 파울(두 발이 지면에 모두 닿지 않는 경우 등)을 범해 실격당하는 경우가 많다.
○ 경보계의 이봉주를 꿈꾼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