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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민주당의 다운계약서 잣대’ 文 후보에도 적용해야

입력 | 2012-11-30 03:00:00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2004년 서울 종로구 평창동의 한 빌라를 2억9800만 원에 구입하고도 시가표준액인 1억6000만 원에 구입한 것처럼 신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거래가격을 실제보다 낮춰 작성하는 다운계약서가 법으로 금지된 것은 2006년부터다. 문 후보가 빌라를 구입한 시점에서 아파트는 기준시가, 연립주택은 시가표준액에 맞춰 실거래가보다 낮게 계약서를 작성하는 것이 관행이었다. 우리는 관행에 따른 다운계약서 작성이 공직 취임의 결격사유라고 보지 않는다. 다만 민주당은 정부나 여당이 지명한 주요 공직자에 대한 인사청문 때마다 도덕성을 재는 잣대의 하나로 다운계약서 작성을 문제 삼았다.

민주당은 올 7월 김병화 대법관 후보의 다운계약서 작성 등을 따져 인사청문에서 탈락시켰다. 김 후보자의 다운계약서 작성도 관행이던 시절에 이루어진 것이다. 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인사청문회에서 “김 후보자가 관행이라고 말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질타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지금 문 후보를 변호하기에 바쁘다. 이에 앞서 야권 단일화를 앞두고 안철수 전 후보의 2001년 다운계약서 작성이 논란이 됐을 때는 “당혹스럽다”는 짤막한 논평을 내는 데 그쳤다. 대상이 누구냐에 따라 잣대가 다르다면 국민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

문 후보 측의 “등기 업무를 대행한 법무사 사무소가 당시 관행에 따라 처리한 것” “다운계약서는 일반적으로 매도자의 요구에 따라 작성되는 것으로 문 후보는 매수자의 입장이었기 때문에 별문제가 없다”는 식의 해명은 구차하게 들린다. 다운계약서는 양도차익을 줄여 매도자가 내야 할 양도세를 줄여주지만 매수자에게도 취득세와 등록세를 절감시켜 준다. 문 후보도 실제 다운계약서로 수백만 원의 세금을 덜 냈다.

문 후보는 2003년부터 노무현 정부의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과 비서실장으로 근무했다. 주택 실거래가 신고제는 2006년에야 시작됐지만 노무현 정부 초반부터 실거래가 신고 제도를 도입하겠다는 경제부처의 발표가 여러 차례 있었다. 문 후보는 이런 정책 방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 출호이자반호이자(出乎爾者反乎爾者)라는 말이 있다. 너에게서 나온 것이 바로 너에게 돌아간다는 뜻이다. 민주당은 스스로 지키지 못할 기준이라면 남에게 함부로 적용할 일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