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부처’는 과연 어디로 갈 것인가. 삼성의 특급 마무리투수 오승환은 해외 진출을 1년 뒤로 미뤘다. 그러나 복잡한 야구규약에 따라 내년 시즌 후 세 갈래 길에 서게 된다. 오승환이 어떤 선택을 할까. 스포츠동아DB
1. FA 선언 후 해외대신 국내팀과 협상
2. FA 포기 후 임대형식으로 해외 진출
3. 1년 더 기다려 완전한 자유신분 취득
삼성 오승환(30)은 일본 진출의 꿈을 일단 유보했다. 올 시즌 후 풀타임 7시즌을 소화해 구단 허락 하에 포스팅시스템(메이저리그) 또는 임대(일본프로야구) 형식으로 해외에 진출할 수 있는 자격을 얻었지만, 삼성 구단의 설득에 따라 1년 뒤 다시 이 문제에 대해 얘기를 나누기로 했다.
그런데 1년 뒤 상황은 매우 복잡하다. 크게 세 갈래 길이 놓여져 있지만,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부담이 따른다. 프리에이전트(FA) 자격과 관련한 복잡한 야구규약 때문이다.
그러나 해외 진출 FA 자격 기준은 또 다르다. 고졸 선수나 대졸 선수나 무조건 9시즌에 도달해야 자격을 얻는다. 한마디로 오승환처럼 4년제 대학 졸업 선수는 국내 FA(8시즌)와 해외 FA(9시즌)로 이원화된 FA 자격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오승환은 내년 시즌 후 복잡한 선택의 갈림길에 서게 된다. 첫째, FA를 선언하는 방법이다. 이렇게 되면 삼성에 잔류할 수도 있고, 국내 다른 구단과 자유롭게 계약할 수 있다. FA를 선언하는 즉시 삼성 소속이 아니라 자유의 몸이 되는 것이다.
문제는 FA를 선언하면 해외 진출의 꿈은 접을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삼성과 계약하든, 타 구단과 계약하든 일단 FA 계약을 하면 규약에 따라 해외 진출 자격을 다시 취득하기 위해선 무조건 4년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
결국 내년에 해외에 진출하려면 FA를 선언하지 않아야 한다. 반드시 삼성 구단의 구속 하에 놓여야 하고, 삼성이 지정하는 팀에 임대로 가는 수밖에 없다. 그러나 FA 선언을 하지 않았는데, 해외 진출에도 실패하면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삼성으로서도 임대료가 기준에 미치지 못할 경우 난감해질 수밖에 없다.
대졸 선수에게 국내 FA 자격을 1년 완화해줬지만 해외 진출 FA 자격을 그대로 두면서 이런 복잡한 상황이 만들어졌다. 내년 시즌을 마친 뒤 오승환은 세 갈래 길에서 어떤 선택을 할까.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트위터 @keystone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