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경제 파장은
원-달러 환율 14개월만에 최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재선 성공 소식이 전해진 7일 원-달러 환율은 미 정부가 양적완화 정책을 이어갈 것이란 예측이 힘을 얻으며 전날보다 5.3원 내린 1085.4원에 장을 마쳐 지난해 9월 9일 1077.30원 이후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환율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전문가들은 이런 분석의 주된 이유로 시장이 극도로 혐오하는 ‘불확실성’이 사라졌다는 점을 든다. 오바마 대통령이 선거에서 이겼다는 사실보다 현직 대통령이 연임됐다는 게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미국이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글로벌 경제위기 극복의 구심점이 돼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한다면 세계경제 안정에도 도움이 될 것이란 기대가 깔려 있다.
○ “세계경제, 금융시장 안정에 긍정적”
박현수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정부 지출 삭감을 강조한 롬니 후보와 달리 오바마 대통령은 양적완화 정책을 지속할 것”이라며 “글로벌 유동성이 계속 우리 자본시장으로 유입되며 단기적으로 한국 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은 국제유가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일이다. 롬니 후보는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을 지지하는 등 강경 노선을 취했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훨씬 신중한 입장이다. 중동 정세의 안정이 유가 급등을 막는다면 한국의 물가 관리에도 도움이 된다.
○ 재정절벽이 최대 변수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행정부와 상·하원의 권력구도가 이전대로 유지돼 재정절벽에 대한 양당의 협의가 난항을 겪을 것”이라며 “이 문제가 내년 1분기(1∼3월)까지 세계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예상했다.
오바마 행정부의 향후 통상정책이 어떻게 흘러갈지도 관심거리다. 중국 등 아시아 신흥국에 대한 강경한 통상정책을 내세운 롬니 후보에 비하면 오바마 대통령은 다소 유화적이라는 게 일반적 평가다. 그러나 최근 실업난 해결, 제조업 육성을 내세운 오바마 대통령이 보호주의로 선회할 개연성도 적지 않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전문가가 “기존 협정은 충실히 지키겠지만 한국 야권 일각의 재협상 요구는 순순히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