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위권 학교, 특정 자치구 쏠림현상 두드러져
○ 남고와 비평준화 지역도 잘할 수 있다
울산 학성고는 7월 졸업생을 초청해 진로 탐구 대회를 열었다. 학성고는 지난해 13위에서 올해 1위로 뛰어올랐다. 학성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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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엽 교장은 “질서를 강조하고 두발을 엄하게 규제하니 학생들이 114년의 학교 전통을 깨는 행동을 자제하는 편이다. 스스로 면학 분위기를 다지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서울만 여고의 강세가 여전했다. 1위 학교는 지난해(은광여고)에 이어 올해(숙명여고)도 여고였다. 상위 10곳 중에도 여학교가 6곳으로 더 많았다. 이돈희 숙명여고 교장은 “교사의 수준이 학원 강사보다 높고 준비를 더 많이 하니까 입학 뒤 몇 달이 지나면 학생들이 학원을 끊는다. 전시행정으로 스트레스를 주지 않고 교사와 학생 모두 수업에 열중하도록 돕는 게 좋은 학교의 비결”이라고 전했다.
비평준화와 평준화 지역이 섞인 곳은 7개 시도다. 경기 충북 경북 제주에서는 비평준화, 경남 전북 전남에서는 평준화 지역에서 1위 학교가 나왔다. 경기는 상위 20개교 가운데 비평준화(11곳)와 평준화(9곳) 지역이 비슷했다. 전북은 상위 20개교 중에 평준화 지역 고교가 18곳이나 됐다.
서울은 상위 20개교 가운데 7곳이 강남구에 있다. 노원구(4곳), 송파구와 양천구(각 3곳), 서초구(2곳) 등 사교육 특구의 순위가 높았다. 대구 역시 사교육 중심인 수성구 소재 고교가 1∼3위를 하는 등 10위권에 7개 학교가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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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평가에서 교육적으로 가장 큰 의미가 있는 부분은 낙후된 지역에 있는 학교의 변화를 확인한 셈이다. 자율형공립고가 정부 지원을 받으며 방과후학교를 다양하게 했기에 가능했다.
경제력이 좋지 않아 학생들이 사교육을 많이 받기 어려운 지역이라도 교사들이 자체적인 교육과정과 교재를 개발하고 연수를 받으면서 가르친 결과, 성적이 올라갔다.
제주 서귀포여고의 강방선 교감은 “예산을 시설 투자가 아니라 오로지 교육활동에만 쏟을 수 있어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했다”고 말했다.
이 학교는 자기소개서 작성은 물론이고 수리·언어 논술·면접 대비, 영어연극 오케스트라 연극 배드민턴 활동 등 다양한 스펙을 쌓게 지도한다. 수시전형의 대학별 고사에 대한 준비가 부족하다고 판단해 올해는 1학년부터 수시 대비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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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환 교감은 “신설 학교라서 개교 첫해(2007년)에는 정원에 미달됐지만 2009년 자공고가 되면서 많은 학생이 지원했다. 인성교육을 강조하면서 분위기가 안정됐고, 수준에 맞춰 열심히 가르치니 만족도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