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에서 열린 중소 패션업체 공개 오디션 행사에서 이미 백화점에 입점한 브랜드 대표들이 심사위원으로 나서 지원 브랜드들의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이번 박람회를 통해 선정된 우수 브랜드를 2014년 정식 입점시킬 계획이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신세계백화점은 29일 본점 문화홀에서 뛰어난 제품을 갖고 있지만 기회를 잡지 못한 중소 패션업체를 찾기 위해 공개 오디션 행사를 열었다. 신세계 측은 “오디션 형식의 입점 브랜드 발탁 이벤트는 업계 최초의 시도”라고 말했다.
8월 말부터 약 한 달간 신문 광고와 온라인 홈페이지 등을 통해 모집공고가 나가자 담당 부서에는 하루 100통이 넘는 문의 전화가 걸려 왔다. 백화점 등 주요 유통 채널에 단독 매장이 없어야 한다는 등의 조건을 붙였는데도 111개 업체가 지원했다. 신세계백화점 패션 바이어 전원이 지원한 업체를 일일이 방문해 26개 업체를 최종 선정했다.
패션 디자이너 진태옥 홍승완 씨와 스타일리스트 박명선 서영희 씨, 기존 신세계 협력업체 사장들인 김윤호 우림F&G 대표, 윤병무 비엠월드 대표 등 심사위원 17명이 부스를 돌아다니며 창의성, 완성도, 시장성 등을 고루 평가했다.
일부 심사위원은 신세계에 이미 입점한 기존 협력업체 사장이다. 이 때문에 심사위원이 향후 백화점에서 자신과 경쟁할 브랜드를 직접 뽑아야 하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유지은 위드베이스 대표는 “경쟁자라기보다는 함께 백화점에 활력을 불러일으킬 동료 업체라고 생각한다”며 “입점 경험 등 노하우도 공유하고 싶다”고 말했다.
승마의류 및 액세서리 업체인 ‘카발레리아 토스카나’, 일본 장인과 협업해 제작하는 생활용품 브랜드 ‘아즈마야’, 스트리트 상권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Ctrl Z’ 등 다양한 브랜드가 선보였다. 질 좋은 가죽으로 10만∼30만 원대 핸드백을 만드는 ‘잇츠백’ 등 최근 가치 소비 트렌드에 잘 맞는 브랜드도 눈에 띄었다.
심사위원인 디자이너 진태옥 씨는 “해외 유학과 다양한 경력으로 중무장한 신진 디자이너들이 쏟아져 나오는 데 반해 제대로 선보일 무대가 적었던 만큼 이 같은 기회가 자주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