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택시 기사가 아닙니다."
한밤 중 집에 데려다달라는 20대 여성의 요청에 순찰차에 탑승하고 있던 경찰관들이 답했다.
그로부터 1시간여 뒤, 이 20대 여성은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다.
코인은 경찰에게 집에 좀 데려다달라고 부탁했지만, 경찰은 "우린 택시 기사가 아니다"라고 말하며 내려서 택시를 탈 것을 권했다.
순찰차에서 내려 버스를 타러 간 코인은 1시간 여 뒤 사망했다. 계속 뒤를 쫓아온 괴한에게 끌려간 뒤 성폭행 시도에 저항하다 살해된 것이다.
19일 영국 데일리메일은 코인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피의자 칼 파월(24)에 대한 재판이 18일 노팅엄 형사법원에서 열렸다며 그 내용을 전했다.
이날 법정에서는 파월이 범행 당시 코인을 뒤따라가는 모습이 담긴 CCTV 영상이 공개됐다.
영상에는 파월이 코인을 지켜보고, 순찰차에서 내린 코인의 뒤를 밟고, 코인을 살해한 뒤 달아나는 모습 등이 담겨 있다.
경찰은 법정 진술에서 "당시 집에 데려다달라는 코인의 말에 '우린 택시 기사가 아니다'라고 말하며 택시탈 것을 권했다"고 설명했다.
파월은 코인을 살해한지 한 달 뒤 또 다른 22세 여성 A씨를 길거리에서 쫓아가 성폭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법정 기록에 따르면 두 번째 피해자 역시 노팅엄 지역에서 밤에 외출했다가 귀가하던 중 변을 당했다. 파월은 A씨의 목을 움켜쥐고 끌고 간 뒤 성폭행했다.
A씨는 성폭행을 당한 뒤 파월에게 "다음에 다시 만나겠다"며 "해치지 말아달라"고 설득해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판사는 파월이 성범죄를 목적으로 장갑을 끼고 모자를 쓰는 등 준비를 한 뒤 피해자를 쫓아가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재판이 끝난 뒤 경찰 관계자는 "시민들이 집에 데려다 달라고 경찰에 요청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사건과 관련해 해당 경찰 2명은 잘못한 것이 없다"며 "두 경찰은 시민들을 집에 데려다 주기 위해 그곳에 있었던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코인의 모친인 맨디 씨는 손자들이 왜 엄마가 옆에 없는지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며, 딸을 살인범이 있는 곳에 방치해둔 경찰관들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