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중학교부터 ‘1인 1특기’ 직업훈련… “일자리 불황 몰라요”
고등학교에 다니면서 인테리어 회사에서 직업훈련을 받고 있는 독일의 비앙카 브루시우스 양(①)과 대학을 중퇴한 뒤 독일 정부의 도움으로 현악기 제조 마이스터가 된 마르틴 그로헤 씨(②). 독일과 오스트리아 청소년들은 10대부터 공부와 직업훈련을 병행한다. 실업자가 될 경우엔 정부가 운영하는 직업 상담소(③) 가 이들에게 일자리나 훈련의 기회를 제공한다. 프랑크푸르트·빈=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독일 헤센 주의 주도(州都) 비스바덴 시 중심가에 위치한 116년 전통의 악기 제조사 ‘프랑케’. 2009년부터 이 회사에서 현악기 제조 마이스터로 일하고 있는 마르틴 그로헤 씨(37)는 대학 중퇴자지만 억대 연봉을 받는다.
성적 부진으로 20대 중반에 대학을 중퇴했던 그가 최고의 장인(匠人)인 마이스터가 될 수 있었던 건 정부가 지원하는 직업훈련 덕분이었다. 3년간 정부 지원금을 받으며 악기수리회사에서 일과 직업훈련을 병행한 그는 6년 전 이론, 실무를 엄격히 평가하는 마이스터 인증 시험을 통과했다. 그로헤 씨는 “지금은 대학을 졸업하고 대기업 간부로 있는 친구들보다 소득이 많다”며 “대학 중퇴가 오히려 인생의 기회가 된 것”이라고 말했다. 》
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가 글로벌 컨설팅사인 모니터그룹과 공동으로 조사한 일자리 창출 경쟁력 평가에서 2위와 8위에 오른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청년실업률(만 15∼24세)은 올해 6월 현재 각각 8.1%, 8.5%. 유럽연합(EU)의 평균 청년실업률(22.6%)보다도 훨씬 낮다.
○ 중학교 때부터 시작되는 직업훈련
청년의 절반가량은 자신이 고교 때 직업훈련을 받았던 회사에 곧바로 취업하기 때문에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는 젊은이들이 첫 직장을 얻기가 다른 나라보다 쉽다.
건축가를 꿈꾸는 비앙카 브루시우스 양(19)은 요즘 대학입시를 앞둔 상황에서도 일주일에 나흘간 프랑크푸르트의 한 인테리어 회사에서 마이스터의 지도를 받으며 직업 훈련을 받고 있다. 브루시우스 양은 “직업훈련을 받으면서 실무경험을 쌓으면 대학에 가서 공부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대학에 못 가도 이 회사에 취업하거나 다른 직업훈련을 받으면 돼 일자리 걱정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 청년실업자는 취업할 때까지 훈련
독일과 오스트리아에는 해고되거나 변변한 기술이 없어 실업자로 지내는 청년들을 위한 대책도 2중, 3중으로 마련돼 있다. 이 때문에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청년 ‘니트족’(NEET族·직업훈련을 받거나 구직을 하지 않는 실업자들) 비율은 지난해 말 현재 각각 6.8%와 9.5%로 한국(14.9%), 미국(14.8%)보다 훨씬 낮다.
우선 독일은 2003년부터 ‘실업자 훈련 바우처’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3개월 이상 일자리를 찾지 못한 실업자가 지역 고용사무소에 훈련계획을 제출하면 이를 심사한 뒤 300만 원가량을 지원해 자격증을 취득하도록 돕는다.
오스트리아는 전국 120개 노동청(AMS) 지부에 직업상담소를 마련해 실업자에게 직업을 찾아준다. AMS에 상담 신청을 한 지 두 달이 지나도록 직장을 찾지 못한 실업자는 직업훈련을 받아야 한다. AMS가 소개해준 일자리를 계속 거절하거나 직업훈련을 받지 않으면 실업급여를 받지 못하기 때문에 직업훈련은 사실상 의무사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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