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1일 오후 서울 성동구 성수동 대림창고 안에서 캐나다 아우터웨어 브랜드 ‘캐나다 구스’의 론칭 이벤트 준비가 한창이다. 이 창고는 40여 년 된 창고 건물을 그대로 보존해 각종 공연과 전시 등을 여는 복합문화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9월 21일 오후 서울 성동구 성수동 성수역 인근 지역은 낮이면 조용하던 거리가 해가 지자 ‘변신’하기 시작했다. 검은색 정장을 차려입은 행사 진행요원들이 몰려드는 차량을 정리하고 거리에는 독특한 옷차림을 한 사람들이 속속 등장한 것. 이 동네 대림창고에서 캐나다 아우터웨어 브랜드 ‘캐나다 구스’의 론칭 이벤트가 열렸기 때문이다. 》
창고 1층에는 사진작가 홍장현 씨가 촬영한 광원, 해녀 등이 캐나다구스 파카를 입은 모습의 대형 사진작품이 전시됐다. 화려한 조명과 클럽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캐나다구스 제품이 전시된 2층 옥상에서는 바비큐 파티도 함께 열렸다. 이날 이벤트에 참석한 인원은 500여 명에 달했다.
대림창고는 원래 1970년대 초 정미소로 처음 지어졌다. 1990년대부터 약 20년 동안 창고로 사용되다 지난해 12월부터 공연, 패션쇼, 전시, 각종 광고촬영 등이 가능한 복합문화공간으로 문을 열었다. 대규모 리모델링 대신에 실내외의 낡은 벽과 철문, ‘대림창고’라는 이름까지 모두 그대로 유지했다. 662m²(200여 평)의 넓은 공간에 층고가 높아 다양한 용도로 사용하기 적합한 데다 40여 년 세월이 묻어나는 건물의 독특한 분위기 덕분에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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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일대에는 최근 대림창고 외에도 폐공장과 창고 등 낡은 건물을 최소한으로만 리모델링해 사진촬영 스튜디오나 디자이너들의 쇼룸으로 사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대림창고 2층을 리모델링해 ‘창고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사진작가 안형준 씨는 “임차료가 강남보다 저렴하면서 패션 관련 업체가 밀집된 강남을 오가기에도 편리하다”며 “오래된 건물에서 나오는 독특한 분위기를 사진에 담을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인근에 수제화 제조업체와 피혁부자재 판매업체가 밀집해 있다는 것도 장점. 성수동의 아크릴 공장을 리모델링해 사무실 겸 쇼룸으로 사용하고 있는 액세서리 브랜드 ‘데멘드 데 뮤테숑’의 디자이너 조민재 씨는 “제품에 가죽을 많이 사용하는 편이라 가죽 도매상이 밀집해 있으면서 강남과 동대문 양쪽 모두에 접근이 쉬운 성수동이 쇼룸 입지로 가장 적합했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서울디자인재단도 서울시, 성동구 등과 협력해 ‘성수동 구두제화 활성화 프로젝트’를 펼치고 있다. 재단 관계자는 “성수동 일대의 본래 분위기와 건물 등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성수동에 밀집한 수제화 제조업체와 신발디자이너 간 네트워크를 구축해 ‘성수동 표 구두’를 개발하는 등 마케팅, 디자인 분야를 주로 지원할 것”이라며 “대림창고 등과도 협력해 성수동의 지역 이미지도 바꿔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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