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민주 대선후보 수락연설
6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 샬럿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대통령 후보 지명 수락 연설을 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손을 흔들며 지지자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샬럿=AP 연합뉴스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인 6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던진 이 한마디에 3만 명이 운집한 노스캐롤라이나 주 샬럿의 타임워너 케이블 아레나는 떠나갈 듯한 함성으로 가득 찼다.
4년 전 그저 단순한 대통령 후보로 연설할 때와 달리 젊은이들을 전쟁터에 보내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알고 전쟁에서 자식을 잃은 부모들과 포옹해본, 집을 잃은 가정과 직장을 잃은 노동자들의 고통과 좌절도 함께 나눈 ‘경험이 있는’ 대통령으로서 다시 대선후보가 됐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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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6일 대선에서 맞붙는 밋 롬니 공화당 대선후보와 초박빙의 접전을 벌이고 있는 오바마는 유권자들의 심금을 울리는 감성적 연설을 할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는 달리 향후 4년간 펼칠 구체적인 정책 청사진을 제시하는 데 주력했다.
롬니에 대한 비판도 한층 업그레이드했다. 런던 방문 때 올림픽 준비 상황을 문제 삼은 롬니의 말실수에 빗대 “이런 사람이 어떻게 베이징(北京)과 외교를 할 준비가 됐겠느냐”고 비꼬기도 했다. 또 공화당의 외교정책을 비판하면서 전쟁 종식과 방지를 통해 아낀 돈을 경제에 투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바마는 ‘변화’와 ‘희망’의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건강보험 개혁 덕분에 심장수술을 받게 된 소녀, 불법이민 추방 유예 조치 덕분에 미국에 살 수 있게 된 대학생 등 평범한 미국인들의 사례를 거론하며 “변화를 가능하게 한 것은 내가 아니라 나의 동료 시민들이며 이들이 있기에 미국이 어떤 도전도 물리칠 수 있다는 희망이 있다”고 연설의 대미를 장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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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프 바이든 부통령과 차기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무장관으로 거론되는 존 케리 상원의원은 롬니의 외교 경험 부족을 비판했다. 케리는 “4년 전보다 살림살이가 나아졌느냐”는 공화당 구호에 빗대어 “죽은 빈라덴에게 4년 전이 좋은지 지금이 좋은지 물어보라”고 말했다.
샬럿=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