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가 타버릴 것 같던 한여름, 너는 날 적셔준 단비였다
폭염 속 이처럼 깊어가는 고민 끝에 여기자들은 ‘미스트’를 체험해 보기로 결정했다. 사무실 책상 앞, 혹은 거리를 걷는 중에라도 그저 한번 뿌리는 것만으로 보습, 진정효과, 기분전환까지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시중의 스테디셀러들을 택했다. 이번 체험에 나선 일부 여기자에게 미스트는 실로 ‘새로운 발견’이었다.
여기자 3인의 평소 피부 타입
김현수=내 피부는 슬픈 운명을 타고 났다. 지성인 데다 수분은 부족하기 때문이다. 틈틈이 기름종이 파우더로 유분을 덜어내면서 동시에 수분을 채워 넣어야 하는 것. 그래서 미스트는 필수다. 주로 미스트를 살 때 받는 ‘샘플’을 들고 다니며 얼굴에 뿌린다. 큰 병은 화장실에 두고 쓴다. 세수하고 얼굴을 닦은 뒤 미스트를 바로 뿌리면 피부가 건조할 틈이 없어지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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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희=전형적인 건성피부. 얼굴에 유분이 없는 편이라고 일부에선 부러워하지만 모르시는 말씀. 여름철에도 피부가 부스스하고 거친 데다 화장이라도 하면 갈라지고 일어나고 난리도 아니다. 상태가 많이 안 좋다 싶으면 수분 크림을 좀더 많이 바르는 정도의 안일한 대응으로 일관해 오다가 최근 미스트를 한 번씩 뿌려보는 중이었다.
이 제품을 써봤어요
아모레퍼시픽 ‘모이스처 바운드 스킨 에너지 미스트’(200mL·5만8000원)
물 대신 대나무 수액을 이용해 수분 손실을 막아준다. 100mL용은 따로 없고 80mL 세 개 묶음을 7만2000원에 판다. 휴대하기 편한 것을 감안해 80mL용을 써봤다.
맥 ‘픽스 플러스’(100mL·2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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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에무라 ‘딥씨워터’(150mL·3만5000원)
해양심층수로 만든 제품으로 60가지 이상 미네랄을 함유한 해저수가 빠른 흡수, 지속적인 피부보습을 돕는다. 라벤더 민트 등 총 9가지 향이 있는데 로즈향을 써봤다.
여기자들의 별별 평가
처음 써본 맥의 픽스 플러스 미스트는 화장대에 두고 싶어졌다. 이름에 홀린 것일까? 실제로 메이크업을 딱 잡아주는 느낌이 든다. 슬픈 지성피부를 타고난 사람은 잘 안다. 아침과 오후 얼굴이 얼마나 달라지는지. 그런데 아침 화장 후 가장 보송보송할 때 맥의 픽스 플러스 미스트를 뿌리면 메이크업이 지워지는 속도가 늦춰지는 느낌이 들었다. 향이 거의 없어 아침에 뿌리는 향수와도 겹치지 않는다. 아모레퍼시픽보다 좁은 범위에 강력하게 분사되기 때문에 살짝 거리를 두고 슬며시 뿌려주는 게 좋다.
슈에무라 미스트는 샤워실에 두고 싶다. 세 제품 중에 향이 강한 편(물론 진짜 강한 다른 제품에 비하면 은은한 편이다). 분사력은 맥과 아모레퍼시픽의 중간. 샤워를 하고 타월 드라이를 한 뒤 얼굴과 몸에 뿌려주면 은은한 향기와 수분 공급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듯. 각 제품의 흡수력은 시간을 재 봤다. 손목에 약 20cm를 두고 한 번 펌핑해 보니 완전히 마르기까지 아모레퍼시픽은 1분 16초, 맥은 1분 10초 슈에무라는 39초 걸렸다. 단, 분사량에 차이가 있음을 감안해야 한다. 분사량은 맥, 아모레, 슈에무라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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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에무라는 장미향이 아주 연한 향수를 뿌리는 것 같았다. 세 제품 중에서 향이 가장 도드라졌다. 해양심층수를 사용해서 그런지 피부에 닿는 촉감이 시원했다. 아쉬운 점은 분사력. 뿌릴 때마다 수분의 입자가 너무 굵었다. 어떤 때는 피부에 물방울이 흘러내리기도 했다.
맥은 세 제품 중 향이 가장 은은했다. 뚜껑을 여닫는 방식이 아니고 뚜껑을 살짝 돌리면 사용할 수 있어 편리했다. 세 제품 가운데 크기도 가장 적당했다. 다만 같은 면적당 분사되는 수분의 양이 가장 많았다. 피부에 너무 가까이 대고 사용하면 물총을 맞은 것처럼 낭패를 볼 수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세 제품 중에서 가장 ‘화장품스러운’ 향이 났다. 성분이 대나무 수액이라 천연향을 기대했다면 이 제품의 향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수분의 입자 굵기와 분사되는 수분의 양 모두 가장 적절했다. 문제는 가격. 200mL로만 판매해 가격이 5만8000원이다. 80mL를 택한다 해도 세 개들이 세트(7만2000원)로만 묶어 판다. 하지만 토너를 쓰지 않고 미스트를 사용할 거라면 그렇게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이다.
맥은 향이 거의 없는 편이었다. 슈에무라 로즈향을 먼저 쓴 관계로 처음 분사했을 때 알코올 같은 휘발성 향기가 느껴졌으나 금방 적응이 됐다. 입자는 슈에무라보다 가늘고 분사력은 훨씬 좋다. 셋 중 가장 힘차게 뿜어 나온다. 사용 후엔 피부가 한결 매끈하고 윤기 있어 보이는 데다 쫀득쫀득한 촉감도 남는다. 화장하고 난 뒤에 피부가 일어날 때가 많은 건성 타입이라면 사계절 휴대하며 틈틈이 써도 좋을 듯했다. 다만 약간 끈적이는 느낌이 남는다. 아모레퍼시픽은 셋 중 가장 무난한 제품이었다. 입자 크기나 분사되는 압력이 가장 적당했다. 향도 여름철에 쓰기 좋게 적당히 시원한 느낌이 가미돼 있다. 하지만 사용한 뒤 두드러지는 변화는 느끼지 못했다.
정리=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