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사고 후 날개 작아지고 더듬이-다리 돌연변이 많아
지난해 원자력발전소 사고가 발생한 일본 후쿠시마 지역에서 잡힌 나비의 모습이 13일 공개됐다. 정상 나비보다 날개가 훨씬 작고 눈, 더듬이 등이 기형이다. 사진 출처 BBC
13일 BBC방송에 따르면 일본 류큐대 오타키 조지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채집한 나비들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영국 과학저널 ‘사이언티픽 리포츠’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지난해 3월 11일 원전 사고가 발생한 지 두 달 뒤 후쿠시마를 포함한 일본 10개 지역에서 ‘남방부전나비’ 144마리를 채집해 분석했다. 원전사고 당시 애벌레로 겨울나기를 하던 나비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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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또 채집한 나비 144마리를 사고지역에서 1750km 떨어져 인위적 방사선이 전혀 검출되지 않는 곳에서 교배해 2세대 나비를 길러냈다. 그 결과 후쿠시마 나비에서 나온 2세대 나비는 먹이 찾기나 짝짓기에 필수적인 더듬이에서 기형이 심했다. 1세대에서 볼 수 없는 모습이었다.
연구팀은 6개월 뒤 똑같은 10개 지역에서 다시 나비들을 채집해 분석했다. 그 결과 후쿠시마 나비의 돌연변이 비율은 이전보다 2배 이상 높았다. 먹이에 방사성 물질이 축적됐고, 부모 세대에 잠재돼 있던 돌연변이 유전형질이 전해지면서 돌연변이 비율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오타키 교수는 “곤충은 방사선에 저항력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는데도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왔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방사성 물질 잔류량이 감소한 뒤에도 원전사고로 누출된 방사선이 여전히 동물 성장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대 생물학과의 팀 모시 교수는 “돌연변이, 기형 나비는 방사성 물질 노출에 따른 결과로밖에 설명이 안 된다”며 “이번 연구는 후쿠시마에 사는 사람과 동물, 모두에게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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