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산정책연구원, 총선전후 패널조사로 본 대선구도
반면 새누리당 지지자들은 민주당 지지자들보다 결집력이 강하고 다른 정당 후보로의 이탈 가능성이 적어 4개월 앞으로 다가온 대선 구도가 어느 때보다 팽팽하게 전개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서울대 박찬욱 강원택 박원호, 성균관대 조원빈, 아주대 강신구 교수 등 전문가, 여론조사기관인 리서치앤리서치(R&R)가 아산정책연구원과 4·11총선을 전후해 실시한 패널조사를 바탕으로 심층 분석한 결과다. 분석 결과는 이달 중 단행본으로 출간될 예정이다. 패널 조사에는 총선 전 3062명, 총선 후 2512명이 참여했다.
연구팀은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수행과 현재의 정치구도에 비판적이고, 선거에 관심이 클수록 분할투표 성향을 보였다고 밝혔다. 분할투표 집단은 30대가 40.1%로 가장 높았고, 40대가 31.4%로 그 뒤를 이었다. 문 의원이 야권연대에 강한 의지를 보이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설명할 수 있다.
안 원장은 지지정당이 없다고 밝힌 무당파에서 6.87점으로 상대적으로 높은 호감도를 보였다. 이어 박 의원(5.98점)과 문 의원(5.86점) 순이었다. 야권 주자로 거론되는 안 원장이 표의 확장성 면에선 문 의원보다 유리하다는 분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무당파의 37.6%는 총선 당시 비례대표 투표에서 민주당을, 17.8%는 통진당을 찍었다. 55.4%가 야당을 선택한 반면 새누리당을 찍은 무당파는 27.4%였다.
이번 대선에서 상당한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이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정치 정보를 주로 얻는 유권자들에게는 안 교수의 호감도(8.04점)가 가장 높았다. 반면 이들을 대상으로 한 박 의원의 호감도는 3.96점에 불과했다. 새누리당이 ‘SNS 전쟁’에서 크게 밀리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 주는 수치다. 연구팀의 분석 결과 SNS 이용자들은 다른 매체를 통해 정치 정보를 얻는 유권자들보다 지지 후보를 빨리 결정하고 투표율도 높았다.
그럼에도 박 의원이 견고한 지지율을 유지하는 것은 새누리당 지지자가 민주당 지지자보다 강한 정당 선호도를 보이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새누리당 지지자들의 정당 선호도(10점 척도)는 7.42점인 반면 민주당은 6.24점이었다. 특히 패널의 43%가 2007년 대선과 올해 총선에서 지지 정당을 바꿨다고 응답했는데, 새누리당 지지자 가운데 지지 정당을 바꾼 비율은 15%였다. 새누리당 지지자들의 변동성이 그만큼 낮다는 얘기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