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든 남편-모진 가난 속 오직 자식 위해 한평생 바친 시골의 어머니 생신잔치 찾아부둥켜안고 회한의 눈물
중국 베이징대 저우치펑 총장이 무릎을 꿇은 채 어머니 우메이화 씨의 가슴에 파묻혀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 출처 홍콩 펑황망
중국 베이징(北京)대 저우치펑(周其鳳) 총장이 13일 그의 고향인 후난(湖南) 성 류양(瀏陽) 시의 산골마을인 상부(尙埠) 촌에서 어머니 우메이화(吳美華) 씨의 90세 생신잔치를 치르면서 생긴 일이다.
1943년 이웃 마을에서 시집온 우 씨는 잦은 병치레에 시달리던 남편을 돌보며 온갖 고생 속에 큰아들을 공부시켰다. 한국의 어머니들이 그랬듯이 자식만은 가난을 벗어나야 한다면서 죽기 살기로 매달렸다.
저우 총장도 부모에게 효성을 다했다. 아버지가 큰 병에 걸리자 1996년 사망 전까지 8개월 동안 베이징의 병원에 입원시켜 아침저녁으로 대소변을 받았다. 어머니를 위해 고향에 작은 집도 지어 드렸다. 2008년 춘제(春節·중국의 설) 때 100년 만에 가장 큰 눈이 내려 교통이 끊겼어도 저우 총장은 가족을 데리고 눈길을 걸어 고향에 갔다.
2011년 베이징대 100주년 기념관에서는 한 유명 가수가 ‘어머니께 드리는 노래’를 불렀다. “어머니, 사랑하는 어머니, 오늘은 당신의 생신, 아들이 집에 못 가는 것은 어머니를 걱정하지 않아서, 보고 싶지 않아서가 아니에요.” 이 노래의 작사자는 저우 총장이다. 그는 매년 한두 차례밖에 고향을 가지 못하는 안타까움을 가사로 풀어냈다. 저우 총장의 효심이 전해지면서 13억 중국인의 눈시울을 적시고 있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