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금전적 수입과 사회적 지위에 구속되지 않고 인생을 느긋하게 즐기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른바 ‘다운시프트(downshift)족’, 느림보족으로 불리는 이들의 소망은 삶의 속도를 늦추자는 것이다. 유럽 다운시프트족의 확산은 ‘빨리빨리’로 대변되는 삶에 익숙한 한국인들에게 시사점을 준다.
우리는 앞만 보고 쉴 사이 없이 돌진해야 하는 무한경쟁 사회에 살고 있다. 잠시 쉬기라도 하면 경쟁에서 뒤처지고 만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있다. 무엇이 우리를 이렇게 만드는가? ‘급하면 돌아가라’는 말처럼 슬로시티를 통해 교훈을 얻었으면 한다.
슬로시티란 말 그대로 느린 도시를 뜻한다. 이탈리아의 작은 시골 그레베인키안티가 그 발상지다. 해발 500∼700m 산간지대에 있는 이 마을에선 옛날 방식으로 올리브기름을 짜고 스파게티를 만들며 포도주를 발효시킨다. 공해나 쓰레기 발생이 적고 각종 첨가물도 없는 그야말로 슬로푸드가 생산되는 곳이어서 생태 휴양도시로 정평이 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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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 로하스(LOHAS) 운동을 넘어 옛 음식과 삶의 방식을 체험할 수 있는 슬로시티 운동이 더욱 확산되기를 바란다. 삶의 여유와 함께 멋과 맛을 느끼는 것은 물론이고 관광지역으로 발판을 마련해 농촌에 새로운 희망이 됐으면 한다.
우병철 농협중앙회 창녕교육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