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률 26%… 2008년보다 낮아정부에 “오늘 끝장 교섭” 제안
軍 수송차량 투입 화물연대 총파업 이틀째인 26일 오후 물류 수송을 지원하기 위해 국방부가 투입한 군 운송차량이 경기 의왕시 의왕내륙컨테이너기지에 집결하고 있다. 국방부는 국토해양부의 요청에 따라 군 위탁 컨테이너 차량 100대를 부산항, 의왕ICD, 광양항에 각각 투입했다. 의왕=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 화물연대 미가입 차량에 폭력사태
화물연대의 파업이 시작된 지 3시간여가 지난 25일 오전 10시 55분경 경남 창원시 성산구 웅남동 창원공단 도로. 화물연대 소속 조합원 3명이 승용차를 타고 화물연대에 미가입한 25t 화물차를 추격하고 있었다. 화물차가 신호에 걸려 멈추자 화물연대 소속 조합원들은 일제히 승용차에서 내려 화물차 운전사 김모 씨(44)를 끌어내린 뒤 곡괭이자루로 어깨와 허벅지 등을 마구 폭행해 전치 2주의 상처를 입혔다. 이들은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있었다. 경남 창원중부경찰서는 이날 폭행을 주도한 혐의로 화물연대 경남지부장 이모 씨(46)에 대해 26일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검거에 나섰다.
경찰청은 지금까지 발생한 화물차 방화사건 27건의 현장 주변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를 분석한 결과 현장 구간을 비정상적인 속도로 통과한 차량 4대를 확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울산과 경북 1개 팀, 경남 창원과 함안 1개 팀, 부산 동구 1개 팀 등 3개 팀이 계획적으로 방화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 파업 이틀째지만 참여율은 낮아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26일 오후 6시 현재 운송을 거부한 화물차량은 2848대로 집계됐다. 이는 부산항 등 13개 주요 물류거점의 전체 운행차량 1만1153대의 25.5% 수준으로 이날 낮 12시 운송 거부에 참여했던 26.5%(2958대)에서 오히려 줄었다.
당초 정부와 화물연대 모두 ‘파업 둘째 날’이 장기화 여부를 결정지을 것으로 봤다. 2008년에는 운송 거부율이 첫날 18.3%에 머물다 다음 날 76.2%까지 급격히 늘며 물류대란으로 이어졌다.
국토부는 이날 군에 위탁했던 컨테이너 100대를 부산항과 의왕ICD에 배치하고 운송 거부 차량 운전사에 대해 유가보조금 지급 정지를 실시하는 등 압박을 계속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부산항의 컨테이너 장치율(항만 내 컨테이너 적재능력 대비 실제 적재량)이 51.6%에 그친 만큼 위험 수위에 도달하기까지 20일 정도의 여유가 있다”고 말했다.
○ 27일 교섭 시작
화물연대는 파업 참여율이 낮다는 국토부의 발표를 반박하면서도 교섭을 요청했다. 화물연대는 이날 성명을 통해 “광양항 평택항 부산항 등은 80% 이상 운행이 중단됐다”며 “자체 집계로 대형 화물차의 90%가 파업에 동참한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화물연대는 27일 오후 2시 정부과천청사에서 ‘끝장 교섭’을 개최할 것을 제안했다. 강범구 국토부 물류항만실장도 “운송업체와 화물연대가 절충점을 찾을 수 있도록 대화의 장을 마련할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운송업계 관계자는 “2008년 파업 당시에는 화물연대가 먼저 대화 제안을 한 적이 없었다”며 “손익을 따져보고 빠른 대화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창원=정재락 기자 ra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