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리비아 국영기업과 리튬 이온전지 핵심소재 생산 내달 본계약
19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한국광물자원공사와 포스코 등 한국 컨소시엄과 코미볼이 참여하는 합작법인은 약 540만 t의 리튬이 묻힌 볼리비아 우유니 소금호수 또는 인근 포토시에 공장을 설립해 2014년부터 양극재를 생산하기로 했다. 리튬이 들어가는 양극재는 음극재, 전해액, 분리막과 함께 리튬이온전지의 핵심 소재다.
한국은 2000년대 중반부터 볼리비아 정부와 리튬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하기 위해 공을 기울이던 일본 등에 비하면 후발주자였다. 그러나 외환위기 때 폐쇄한 볼리비아 대사관을 2008년 10월 재개설하면서 본격적으로 경쟁에 뛰어들었다. 한국이 역전승을 거둔 결정적인 요인은 기술이었다. 포스코 산하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은 1년 이상 걸리던 리튬 추출기간을 1개월 이내로 크게 단축하는 기술을 개발해 올해 2월 방한한 볼리비아 증발자원총국장에게 시연해 ‘리튬 전쟁’에 쐐기를 박았다.
합작법인 설립에는 총 180만 달러(약 20억880만 원)가 투입된다. 광물자원공사 측은 “향후 공장을 세우기 위해서는 별도의 대규모 투자를 해야 한다”며 “우선 공장 용지를 선정한 뒤 전체 투자규모를 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경부 당국자는 “최근 해외 자원개발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은데 한국 컨소시엄이 볼리비아 리튬 사업권을 따낸 것은 국내 기업의 자원개발사업이 가시적인 성과를 냈다는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볼리비아 정부는 자국의 리튬개발사업을 3단계로 나눠 진행하고 있다. 1단계로 우유니 소금호수에서 리튬을 추출하고 2단계에서 불순물을 제거해 탄산리튬을 만든다. 3단계는 탄산리튬으로 리튬이온전지를 만드는 과정이다. 1, 2단계는 볼리비아가 자체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한국 컨소시엄은 3단계 작업에 필요한 양극재를 생산하게 된다.
2차전지 업계의 한 관계자는 “우유니 소금물에서 효율적으로 리튬을 추출하고 불순물을 제거하는 기술을 보유한 한국 컨소시엄이 향후 1, 2단계 사업에도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