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4인의 면제품 시식
15일 오후 서울 중구 봉래동 롯데마트 서울역점에서 일본인 관광객들이 농심 ‘둥지냉면 물냉면’을 시식하고 있다. 여름을 맞아 라면업체들은 저마다 여름면 제품을 내놓았다. 조리법이 간단하고 값도 싸 여름철 입맛을 돋우는 데 제격이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동아일보 유통기자 4인은 농심의 ‘둥지냉면 물냉면’, 삼양식품 ‘열무비빔면’, 오뚜기 ‘면사랑 평양물냉면’, 팔도 ‘비빔면’ 등 여름면 4종을 시식해봤다. 모두 이 회사의 대표 여름면이다. 네 제품 모두 시원하게 먹는 여름면답게 탱탱한 면발이 돋보였고, 오뚜기 제품을 제외한 세 제품에 대해선 여자가 먹기엔 충분하고 남자가 먹기엔 부족하다는 의견이 공통적이었다. 정리한 순서는 업계 시장점유율 순이다.
○ 기자들의 평소 면 취향
광고 로드중
염희진=라면을 비롯한 인스턴트 음식을 즐겨 먹지 않는다. 라면은 한 달에 한 번 먹을 정도. 여름엔 일주일에 한 번씩 냉면을 먹는다. 물냉면을 선호한다. 입맛이 보수적이라 20년 넘게 ‘신라면’과 ‘너구리’, ‘짜파게티’를 먹고 있다.
강유현=짠 음식, 복잡한 음식을 싫어한다. 냉면에 식초와 겨자는 넣지 않고 순수한 국물 맛을 즐긴다. 라면을 끓일 땐 면발을 덜 익혀 꼬들꼬들하게 먹는다.
장선희=평소 라면은 거의 먹지 않고 그나마 즐겨 먹는 면류는 냉면 정도다. 물냉면 보다는 비빔냉면을 좋아한다. 면이 쫄깃쫄깃해야 하고 양념과 육수 맛이 진한 것을 좋아한다.
○ 이 제품을 먹어봤어요
광고 로드중
삼양식품 ‘열무 비빔면’=기존 제품에 대표적인 알칼리성 식품인 매실 농축액을 2.2% 첨가해 새콤달콤한 맛을 더했다. 골뱅이, 파, 오이, 당근, 계란, 봄동나물 등을 넣어 버무리면 맛있는 ‘골뱅이 무침 열무 비빔면’이 된다. 130g에 800원.
오뚜기 ‘면사랑 평양 물냉면’=오이, 무, 배, 쪽파 등 7가지 국내산 재료를 저온에서 숙성시켜 담근 동치미 육수는 시원하면서도 알싸한 맛이다. 조리 15분 전에 육수를 냉동실에 넣어두면 살얼음이 얼면서 더욱 맛있는 육수를 즐길 수 있다. 냉장보관 해야 한다. 1000g(2인분)에 4980원.
팔도 ‘비빔면’=30여년 간 여름면 시장 1위다. 매콤, 새콤, 달콤한 소스가 감칠맛이 난다. 면을 삶을 때 물 양을 600ml 이상 넣어야 면발이 촉촉해진다. 면을 헹군 뒤 찬물을 한스푼 정도 남긴 후 소스와 참기름, 오이, 열무, 김치 등을 첨가해 먹으면 맛이 좋다. 130g에 800원.
○ 기자 4인의 별별 평가
전성철=농심 ‘둥지냉면’은 면발의 강도와 식감 측면에서 4개 제품 중 최고였다. 맛은 ‘분식집 냉면’ 맛이다. 신 맛이 강하지만 큰 기대 없이 먹으면 충분하다. 삼양식품 ‘열무비빔면’은 면을 끓이는 시간이 4분으로 다소 길기 때문인지 면발이 붓는 속도가 조금 빠른 느낌이었다. 그러나 면의 굵기나 식감은 괜찮았다. 오뚜기 ‘면사랑 평양물냉면’은 4개 제품 중 유일한 냉장 제품답게 면발의 강도와 식감 모두 나쁘지 않았다. 평양냉면이라는 이름답게 노력을 많이 한 느낌으로, 많이 달거나 시지 않아 좋았다. 팔도 ‘비빔면’은 새콤달콤한 맛과 매운맛이 조화를 이뤄 입맛을 잃기 쉬운 여름에 적합해 보인다. ‘여름 신라면’이라는 별명이 무색하지 않다.
광고 로드중
강유현=농심 제품은 면발을 센불로 끓일 때와 약불로 끓일 때 쫄깃함의 차이가 크므로 반드시 약불로 끓여야 한다. 육수는 냉면보다 소바 같았다. 간장 맛과 식초 맛이 센 편이다. 나트륨 함량은 1일 권장치의 93%. 삼양식품 제품은 찬물에 면발을 헹굴 때 팔도 제품보다 손에 기름이 많이 묻어났다. 고추장에서 느껴지는 열무맛이 개운했지만 매운 음식을 잘 못 먹는 나는 첫 입 먹자마자 재채기가 나왔다. 오뚜기 제품은 면발이 쫄깃쫄깃했고 씹을수록 메밀의 고소한 맛이 느껴졌다. 면발을 찬물로 빡빡 씻어야 미끄덩거리지 않는다. 동치미 육수가 자극적이지 않고 맛있었다. 팔도 제품은 비빔면 업계의 ‘스낵면’이랄까. 면발이 가장 얇았고 입안에 들어가면 부서지는 느낌이다. 좀 달다.
장선희=농심 제품은 육수의 농도가 상당히 진하고 깊은 맛이 났다. 미리 얼려둔 얼음을 넣으니 식당에서 7000원 이상 주고 사먹는 물냉면 저리가라였다. 삼양식품 제품은 매실농축액이 함유돼서 그런지 소스에서 과실 농축액의 진한 맛이 느껴졌다. 면은 일반 라면보다는 약간 더 쫀쫀한 느낌이지만 입안에 넣으면 퍼진다. 오뚜기 제품은 생면이다보니 40∼50초만 끓이면 돼 먹기 편했다. 면은 굉장히 쫄깃한데 육수가 다소 옅은 맛이 나 열무김치나 김치와 같은 반찬 생각이 났다. 팔도 비빔면은 처음 먹었을 때 매콤하면서도 달달한 맛이 났지만 먹을수록 은근히 매운 맛이 느껴졌다. 매콤하고 칼칼하다. 사과 과즙이 함유돼서 그런지 새콤달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