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6개월 앞인데도 구도 오리무중… 후보 자질-공약 검증 언제 하나출마여부 안밝혀 일정 늦춰져… 시간 없어 최악 부실선거 우려“대기업 불공정 비판하던 安, 검증 미룬다면 불공정 경쟁”
대통령선거가 19일로 6개월 앞으로 다가왔지만 대선구도는 여전히 짙은 안개에 싸여 있다.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과 김두관 경남지사,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사진) 등 여야와 장외의 유력 주자들이 △언제 출마 선언을 할지 △당내 경선은 언제, 어떤 방식으로 치를지 △후보 단일화 과정을 거친다면 어떻게 할지 등 기본적인 ‘게임의 법칙’조차 정해지지 않았다.
세계 10대 국가인 대한민국의 대선을 딱 6개월 앞둔 시점의 이 같은 혼미(昏迷)는 역대 대선에서도 전례 없는 일이다. 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범야권 1위를 달리는 ‘장외 강자’ 안 원장이 피워 올리는 ‘안철수 안개’에 기인한 측면이 크다.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와 비박(비박근혜) 주자들이 경선 룰을 놓고 지루한 전쟁을 벌이는 것도, 안 원장과의 단일화를 전제로 한 민주통합당 이해찬 대표의 ‘2단계 경선 플랜’을 놓고 논박이 벌어지는 것도 따지고 보면 ‘안철수 변수’가 정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15대 대선이 있은 1997년. 그해 1월 대선주자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인 지지율 1위는 박찬종 전 의원이었다. 하지만 박 전 의원은 치열한 검증 과정을 거치면서 조직력 부족 등으로 중도 하차했다. 안 원장을 비판하는 이들은 “안 원장이 대중적 인기를 손에서 놓지 않으려고 검증의 시간을 뒤로 미룬다”고 지적한다.
▼ 이해찬 “安출마 지금도 늦은 셈… 내달중순까지 밝혀야” ▼
민주당 이 대표는 18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안 원장의 출마에 대해 “지금도 좀 늦은 셈이다. 검증 과정이 단순한 말로 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안 원장이 입당해 민주당 주자들과의) ‘원샷 경선’이 좋은데 7월 중순까지는 입장을 밝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2단계 경선으로 간다”고 말했다. 문성근 전 대표대행도 이날 “최소한 200만 명이 참여하는 모바일 완전국민경선이면 어떤 후보에게도 유불리가 없다”며 안 원장의 조속한 입장 표명을 촉구했다.
▶ [채널A 영상]이해찬 “안 교수 입장만 기다릴 수 없는 일”
정치권에선 이제라도 안 원장 스스로 피워 올린 안개를 걷고 유권자들의 ‘정치적 시야’를 열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안 원장은 ‘삼성 동물원’ 발언 등으로 대기업의 불공정 경쟁을 비판해왔다. 그런 그가 범야권 지지율 1위인 자신은 링에 오르지 않아 검증을 피하고 있다면 이야말로 대표적인 불공정 경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