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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대학]국제적 자격증 따고, 실용적 취업길 열고… 사이버대, 미래를 바꾼다

입력 | 2012-06-18 03:00:00

국내 사이버대학 다음달까지 2학기 신입생 모집
고졸자면 누구든 가능… 석사학위도 7곳




 

사이버대학들이 이달부터 다음 달까지 2학기 신입생을 모집한다. 사이버대는 그동안 시간과 공간 제약 없이 공부할 수 있다는 것을 가장 큰 장점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최근에는 자격증을 통해 실력과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학과는 물론 이색학과와 특성화 학과까지 속속 설립되면서 일반 대학들과 당당히 경쟁하는 모양새다.

학사 학위는 물론 석사 학위까지 받을 수 있는 사이버대도 7곳으로 늘어났다. 학점 당 7만 원 안팎의 등록금(일반 대학의 20∼30% 수준)으로 고등교육을 받을 수 있는 사이버대 재학생은 지난해 10만 명을 넘어섰다.

○ 고졸자는 누구나 지원가능


교육과학기술부가 인가한 사이버대는 현재 21곳이다. 설립 근거에 따라 구분하면 고등교육법상 사이버대가 19곳, 평생교육법상 평생교육시설이 2곳이다. 두 유형 모두 학위를 받을 수 있다. 다만 사이버대는 대학원을 설치할 수 있고 해외대학과 공동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다는 점에서 평생교육시설과 약간 차이가 있다.

학위과정별로 구분하면 4년제 대학과 마찬가지로 학사 학위를 받을 수 있는 곳이 18곳이다. 전문대처럼 전문학사 학위를 받는 곳은 3곳(세계사이버대 영진사이버대 한국복지사이버대)이다. 학사학위를 받는 곳은 4년제, 전문 학사 학위를 받는 곳은 3년제다.

고교 또는 전문대를 졸업한 직장인이 주요 입학대상이라 전형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이나 고교 내신 성적은 반영하지 않는다. 고교 졸업자라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각 사이버대는 논술고사 또는 적성검사 같은 ‘필수전형요소’, 자기소개서와 학업계획서 같은 ‘기타전형요소’를 종합해 선발한다.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 북한이탈주민, 장애 및 정신지체 특별교육요구자는 사회적 배려대상자로 특별전형에 지원할 수 있다.

○ 자격증 딸 수 있는 학과 인기

사회복지학을 비롯해 각 분야에서 자격증을 획득할 수 있다는 점은 사이버대의 전통적인 강점이다.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최근에는 시대 흐름과 수요에 맞춰 새로운 종류의 자격증을 딸 수 있는 학과를 늘리고 있다.

경희사이버대 한국어문화학과는 국어기본법에서 정한 한국어 교원 자격 부여 요건에 맞춘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한국어교육 전공 필수 교과과정을 이수하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부여하는 한국어 교원 2급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다.

사이버한국외국어대에서도 영어학부 중 ‘테솔(TESOL, 국제영어교사교육 프로그램) 전공’을 이수하면 ‘테솔 자격증’을 딸 수 있다. 한국어학부 재학생도 한국어교육실습 등 해당 영역별 지정 학점을 이수하면 문화체육관광부가 발급하는 한국어 교원 2급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다.

국제자격증 시험에 응시할 기회를 주는 학과도 눈길을 끈다. 대구사이버대 행동치료학과는 국제행동분석학회(ABAI)로부터 국제행동치료사협회 국제공인행동분석 자격 취득학과로 인정받았다. 이에 따라 135시간의 지정된 교육과정을 온라인으로 이수하면 국제행동치료사협회(BACB)가 주관하는 BCBA 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건양사이버대는 졸업과 동시에 자격증 2개 이상 획득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병원경영학과, 요양시설경영학과, 금융부동산학과, 컨벤션학과, 다문화한국어학과, 심리상담학과 등 6개 학과에서 모두 48개의 자격증 과정을 운영한다.

○ ‘군 전문 상담’ ‘실용음악’ 맞춤형 교육 특성화 학과

특수한 분야를 맞춤형으로 교육하는 특성화학과는 발 빠르게 소규모 학과를 운영할 수 있는 사이버대의 특성에 맞는 것이 강점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각 대학이 최근 새로 만든 학과와 이색학과·특성화학과를 눈여겨봐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서울사이버대의 경우 군 출신의 국내 전문심리상담관(군상담사)과 경찰 및 교도 분야에서 심리상담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 국내 4년제 대학 최초로 군경상담학과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국방부 군기본권 전문상담관 선발과 경찰 및 여성·청소년 보호관찰분야 범죄심리분석관 선발 등을 과정에 포함시켰다.

서울디지털대는 올해 실용음악학과를 신설했다. 온라인으로는 실습이 어려웠던 작곡과 미디(MIDI), 홈 리코딩 실습도 교육과정에 포함한 맞춤형 학과다.

한국사이버대의 경우 사회안전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경찰교정학과, 소방방재학과, 정보보안학과, 법학과 등을 특성화했다.

세종사이버대의 외식창업프랜차이즈학과는 2005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개설된 사이버대 대표 특성화 학과. 외식경영관리자 또는 외식분야 예비 창업자로서 필요한 이론과 실무지식을 체계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외식창업경영 트랙과 프랜차이즈경영 트랙을 통해 다양한 이론과 실무적 지식을 습득할 수 있다. 조주기능사, 유통관리사, 바리스타, 소믈리에 등 자격증도 딸 수 있다.

올해는 이 밖에도 도시근로자들의 귀농을 더욱 전문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웰빙귀농학과(국제사이버대학의)와 독도문제를 합리적이고 논리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독도 전문가 배출을 위한 독도학과(한국복지사이버대학) 등이 새롭게 개설되기도 했다.

 

▼ 20대 학생 크게 늘고… 톡톡 튀는 과목… 사이버대는 젊다 ▼

○ 요가, 3개 외국어… 사이버대만의 ‘국내 유일 학과’

교육의 ‘빈틈’을 공략하는 사이버대의 특성이 살아나면서 국내 유일학과 개설로도 이어지고 있다. 원광디지털대의 요가명상학과는 4년제 정규 교육과정으로 설립된 국내 유일의 요가전문인 양성 학과다.

미슈라 전 인도 바나라스 힌두대 철학과 교수의 요가심리학을 비롯해 세계 석학들의 강의와 국내 전문가들의 요가 경전, 원전, 음악 명상, 요가 이론 등으로 구성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요가명상학과 서종순 교수는 “지정과목을 이수하고, 일정 시험을 통과한 학생에게는 ‘요가명상지도사’ 자격증을 발급해 관련 전문 교육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3개 외국어를 공부하는 학과도 있다. 고려사이버대의 실용외국어학과는 영어, 중국어, 일본어의 세 언어를 함께 학습할 수 있는 유일한 학과다. 학생들이 실용적인 언어능력과 실무능력을 습득해 졸업과 동시에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도록 한다.

실용외국어학부 외국어교육 전문가과정의 경우 TESOL 전문가 자격증 과정, 일본어지도사 자격증(JTTC) 과정, 중국어 지도사 자격증(CTTC)을 모두 운영하고 있다.

경희사이버대의 NGO학과도 마찬가지다. 시민정치와 리더십, 언론과 미디어, 글로벌 거버넌스 등 이론과 실천능력을 겸비한 시민사회 지도자의 육성을 위한 전공과목을 국내에서 유일하게 개설했다.

디지털서울문화예술대 친환경건축문화학과는 온-오프라인 대학을 막론하고 친환경 건축 분야를 다루는 국내 유일의 학과이다.

○ 젊어지는 사이버대… 캠퍼스 생활도 함께 즐겨요

2010년 사이버대 등록인원 2만3979명 가운데 37.2%는 20대였다. 그 뒤를 이어 30대 34.4%, 40대 20.3%였다. 이처럼 사이버대가 젊어지면서 최근에는 온라인 대학의 장점에 캠퍼스 생활을 더하는 학교도 늘고 있다.

한양사이버대의 경우 온라인 수업은 물론 한양대 오프라인 강의를 한양대 학생들과 함께 수강할 수 있다. 한양사이버대 학생들은 1학기 6학점씩 재학기간 중 총 30학점까지 한양대 강의 수강이 가능하다. 이와 반대로 한양대 학생들도 한양사이버대학교의 온라인 강의를 들을 수 있다. 매년 많은 한양대 학생의 수강신청이 이어지고 있기도 하다.

한양사이버대 학생은 도서관을 이용할 때도 한양대 학생과 똑같은 혜택을 받는다. 도서의 열람 및 대출 등이 자유롭다.

고려사이버대 역시 고려대 도서관과 업무협약을 맺고 올해부터 재학생과 교직원이 고려대 도서관에서 자료를 열람하고 대출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해부터는 고려사이버대의 우수 교수가 고려대에서 강의를 하는 등 학술 교류도 활발하다. 앞으로는 고려대 교원도 고려사이버대에서 강의할 예정이다.

○ 온라인으로 석사까지… 2학기 총 1만9000여 명 모집

온라인으로 석사 학위까지 취득할 수 있는 사이버대학원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올해 7개 대학에서 모두 13개 대학원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 사이버대 대학원은 기존의 복지 분야뿐만 아니라 상담과 문화·예술, 정보기술(IT) 분야의 전공이 개설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원격대학협의회 김영철 사무국장은 “사이버대학은 사회 변화에 따라 신규로 수요가 발생하고 있는 전문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자신만의 영역을 특화하거나 온-오프 통합교육을 시도하는 등 어느 교육기관보다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며 “입학 관련 사이트를 통해 대학과 학과별 특징과 전형요소를 꼼꼼히 살펴본 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2학기에 사이버대는 학부 3만5996명(신입생 1만8653명, 편입생 1만7761명, 대학원 217명을 모집한다. 입학선발 일정은 6월 18일부터 7월 18일까지로 대학별 일정에 따라 진행된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