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모바일 인터넷 전화(m-VoIP) 서비스를 전격적으로 실시해 이동통신사와 갈등을 빚고 있는 스마트폰 이용자 대다수가 이용 중인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 서비스를 시작한 카카오톡의 m-VoIP ‘보이스톡’ 화면. 사진출처|카카오톡
■ ‘보이스톡’ 국내 서비스 논란
이통사 “품질저하 우려·망고도화 위축”
카카오 “소비자 요구에 응한 것일뿐”
방통위 입장유보, 서비스차단 없을 듯
이통사와 갈등 증폭…요금인상도 염두
해외를 포함해 4600만 명의 가입자를 가진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이 국내에서 모바일 인터넷 전화(m-VoIP)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이통사와의 갈등이 뜨거워지고 있다.
● 카카오 “소비자 요구를 수용한 것 뿐”
카카오가 국내에서 ‘보이스톡’ 서비스를 하기로 급선회한 표면적인 이유는 소비자 요구가 뜨겁기 때문. 카카오가 5월 한국을 제외하고 ‘보이스톡’ 글로벌 서비스를 시작하자, 국내 소비자들은 큰 불만을 나타냈다.
온라인 리서치업체 두잇서베이가 국내 카카오톡 이용자 1500명을 대상으로 5월31일부터 이틀 간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카카오톡이 m-VoIP 서비스를 한다면 이용하겠느냐’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87%가 ‘이용하겠다’고 답했다.
이석우 카카오 대표는 5일 스포츠동아와 전화통화에서 “소비자의 요구도 많고 해외번호를 생성하는 등 우회하는 방법도 생겨 생각보다 일찍 국내 서비스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카카오가 소비자 여론을 등에 업고 보이스톡의 국내 서비스를 전격 실시하자, 당장 이동통신사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현재 국내 이동통신사들은 ‘보이스톡’에 대해 “절대로 인정 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 대부분이 이용하는 카카오톡의 m-VoIP 실시는 바로 이동통신사의 매출 감소와 재투자 여력 감소로 이어지고 이는 곧 통신 서비스 품질 저하와 망 고도화 추진의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두잇서베이 조사에서 ‘카카오톡의 무료음성 통화를 이용할 경우 기존 요금제를 저렴한 것으로 바꾸겠다’는 응답자가 절반이 넘는 56%나 됐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유선 인터넷전화는 망 이용대가와 사업자 간 정산체계 도입 등 제도화를 거쳐 도입됐지만 m-VoIP는 아무 대책도 없는 상황에서 도입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 방통위, m-VoIP에 기간통신 여부 검토
양측의 입장이 팽팽한 상황에서 통신 주무기관인 방송통신위원회는 아직 망중립성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방통위는 1월 초 망중립성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면서 m-VoIP에 대한 부분은 판단을 유보했다.
다만 KT가 삼성전자 스마트TV의 인터넷 접속을 차단하자, 엄중 경고 조치를 한 전례로 미뤄볼 때 이동통신사가 보이스톡의 서비스를 차단하는 극단적 상황은 없을 전망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현재 m-VoIP가 기간통신인지 아닌지 역무 구분 검토를 하고 있다. 기간통신으로 판정되면 카카오는 그에 준하는 의무를 지고 규제를 받게 된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움직임도 관심이 모으고 있다. 공정위는 이동통신사의 m-VoIP 선별적 차단에 관해 불공정 여부를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명근 기자 dionys@donga.com 트위터@kimyke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