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수지가 2∼4월에 이어 5월에도 24억 달러 흑자를 냈다. 하지만 최근 흑자는 선진국 경기가 나빠 수출이 늘지 않는 가운데 국내 소비와 투자가 위축돼 수입이 더 많이 감소한 결과로 얻어진 ‘불황형 흑자’다. 수출이 석 달 연속 감소한 것은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올해 1∼5월 전체로는 0.6% 증가하는 데 그쳤다. 그동안 잘나가던 무선통신기기의 수출은 35.7% 감소했다. 수입 역시 석 달째 감소세가 이어졌다. 우리에겐 국내 민간소비와 투자가 왕성해져 수입이 늘어나고 수출은 더 많이 증가하는 ‘선순환형 흑자’라야 좋다.
5월 수출은 3대 시장인 중국(―10.3%) 유럽연합(EU·―16.4%) 미국(―16.5%)이 모두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EU는 끝을 모를 재정위기에 빠져 있고 글로벌 금융위기의 진원지 미국도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세계의 공장 노릇을 하는 중국마저 성장 둔화 조짐이 뚜렷하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1분기 8.1%에 이어 2분기 7%대 초반으로 떨어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세계은행은 최근 중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8.4%에서 8.2%로 낮췄지만 경기부양책이 없으면 정부 목표치 7.5%에 미달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이렇게 되면 대(對)중국 수출의존도가 24.2%에 이르는 한국은 수출과 성장이 크게 위축된다.
장차 한국 경제가 먹고살아 갈 신(新)성장 산업의 출현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정보기술(IT) 같은 기존 주력산업의 역할은 축소되고 있다. 부품 소재 산업은 성장을 하긴 했지만 여전히 취약하다. 신흥국이 당분간 따라잡지 못할 하이테크를 기초로 한 새로운 기반산업을 발굴하지 못하면 한국의 성장 신화도 빛을 잃을 수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차세대 주력산업으로 IT와 의료를 결합한 U헬스, IT 분야의 클라우드 컴퓨팅과 정보보호, 생물유전자원 등을 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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