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소년극 ‘레슬링 시즌’ ★★★☆
10대 또래문화를 열린 구조 속에서 비판한 국립극단의 청소년극 ‘레슬링 시즌’. 국립극단 제공
국립극단이 두 번째로 선보이는 청소년극 ‘레슬링 시즌’(로리 브룩스 작·한현주 각색·서충식 연출)의 겉모습이다. 챔피언이 되기 위해 땀과 눈물을 쏟는 스포츠 드라마를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작품에서 레슬링의 맞수는 건장한 레슬러가 아니다. 학생들 사이에서 무심결에 이뤄지는 ‘낙인찍기’다.
함께 레슬링 연습을 하며 끈끈한 우정을 쌓던 민기(안병찬)와 강석(이형훈)은 동성애자라는 악성 소문 때문에 서먹해진다. 소문을 잠재우기 위해 민기는 일부러 ‘남자를 밝힌다’는 소문이 자자한 주아(심연화)를 사귀지만 그들 커플 역시 악의적 소문의 희생양이 된다. 이들에 대한 소문과 험담을 퍼뜨리는 영필(이두희)과 혜리(하지은)는 아무런 죄의식이 없다. 민기나 강석, 주아 역시 그 또래의 편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들 모두는 서로에게 말한다. “넌 나를 안다고 생각하지만 넌 나를 몰라”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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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 : : 6월 10일까지 서울 서계동 백성희 장민호극장. 1만∼3만 원. 02-3279-2237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