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정치 석학 아이켄베리 美 프린스턴대 석좌교수
국제정치학계의 거두인 존 아이켄베리 프린스턴대 석좌교수는 8일 “미국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등 동북아 국가들의 자유무역지대가 확장되는 것은 지지하지만 중국 중심의 폐쇄적인 블록이 형성되는 것은 우려한다”고 말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국제정치학계 석학인 존 아이켄베리 프린스턴대 석좌교수는 8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미 군사동맹에서부터 이야기를 풀어 나갔다. 그는 한국개발연구원(KDI) 주최로 이날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대한민국 글로벌 리더십’ 국제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다.
아이켄베리 교수는 이명박 정부 출범 후 종전보다 한층 돈독해진 한미 관계와 관련해 △양국 지도자 간의 호감 △중국과 가까워지려는 일본 △국제사회에서 목소리를 내려는 한국 정부의 의지 등 세 가지 요인을 제시했다. 그는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이 대통령은 첫 만남 때부터 지도자 대 지도자로서 호감이 생기면서 화학적인 교감이 이뤄졌다”며 “과거 미국의 강한 동맹국가였던 일본이 중국과 미국의 관계 중간 어디엔가 자리 잡으려고 하면서 미국과 멀어진 것도 한국과 미국이 더 가까워진 요인”이라고 말했다. 한국 정부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 많은 국제회의를 유치할 때 미국이 전폭적으로 지원해준 점도 양국 간 신뢰를 두텁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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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켄베리 교수는 2008년부터 경희대에서 석좌교수를 맡아 매년 방학 때 강의를 할 정도로 한국에 대한 애정이 깊다. 그는 “지난 한 세기를 돌아봤을 때 한국보다 경제 문화 정치적으로 성장한 나라는 없다”며 “독재정권에서 민주주의를 이룩했고 원조 수혜국에서 공여국으로 변모했으며 최빈국에서 G20 정상회의 의장국을 수행할 정도로 성공했다. 한국의 독자적인 경험과 지식, 인력자본은 다른 국가들에 모델이 될 수 있다”며 중견 국가인 한국의 역할을 강조했다.
프랑스 대선 결과에 대해서는 “프랑스를 포함해 유럽에서 진행 중인 정권교체는 지금까지 유럽의 경제위기 대응법이 정치적으로 지속 가능성이 낮다는 방증”이라며 “프랑스 신정부와 독일 간의 경제정책을 둘러싼 견해차는 향후 유로존의 재정위기 해법을 도출하는 데 큰 걸림돌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유럽은 일자리 창출로 재정위기를 극복하는 케인스식 해법으로 갈지, 부채를 줄이고 사기업을 활성화하는 긴축재정으로 갈지 양자택일의 기로에 섰다”고도 했다.
2008년 미국 대선 때 오바마 대통령의 외교안보정책을 조언했던 아이켄베리 교수는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에 대해 “뚜껑은 열어 봐야 알겠지만 가능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이 임기 동안 미국을 경제 수렁에서 꺼내는 데 집중했지만 그 속도가 사람들의 희망보다 늦었던 게 사실”이라면서도 “선거운동을 잘하고 특유의 연설가적 기질을 갖춘 오바마 대통령이 선거에서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점쳤다.
:: 존 아이켄베리 약력 ::
△1954년생
△1985년 미국 시카고대 정치학 박사
△1993년 펜실베이니아대 교수
△2001년 조지타운대 교수
△2004년∼ 브루킹스연구소 주임연구원, 국무부 정책기획국 및 자문위원 등
△현재 미국 프린스턴대 및 우드로윌슨 국제관계대학원 석좌교수
△저서: ‘경쟁자 없는 미국’(2002년), ‘국가권력과 세계시장’(2003년), ‘자유주의적 세계 질서와 제국주의 야망’(2005년)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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